산업계 외면한 탄소중립委..임기 말까지 과속 탄소중립 '대못' 박나

권해영 2021. 6. 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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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탄소중립 정책의 민관합동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산업계 인사를 사실상 배제하고 친정부 성향의 기후환경 시민단체, 전문가 위주로만 위원회를 구성했다.

탄소중립위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얼마나 상향할지 오는 10월 결정하는데, 산업계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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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위원 97명 중 산업계 인사는 7명
2030년 NDC 상향치 10월 발표.."산업계 목소리 반영되겠나" 우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탄소중립 정책의 민관합동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산업계 인사를 사실상 배제하고 친정부 성향의 기후환경 시민단체, 전문가 위주로만 위원회를 구성했다. 탄소중립위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얼마나 상향할지 오는 10월 결정하는데, 산업계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문재인 정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실적인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 대책을 수립하기 보다는 정권 막판까지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로 편중된 기구를 통해 과속 탄소중립 '대못박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탄소중립위 위원 97명 중 대기업 경영진 또는 경제단체 수장과 같은 산업계 인사는 총 7명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 민관 공동위원장 2명, 관계부처 장관으로 구성된 당연직 위원 18명을 제외하면 위촉직 위원은 77명이다. 이 중 산업계 인사는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추형욱 SK E&S 대표, 최정우 한국철강협회장,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이현준 한국시멘트협회장, 문동준 한국석유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7명이다. 산업계는 구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6%를 차지, 탄소 배출 감축 과정에서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고 역할도 큰데 전체 위촉직 위원의 10%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반면 친정부 성향의 기후환경 시민단체 출신 인사는 대거 포함됐다. 녹색전환연구소, 에너지시민연대와 같은 단체·연구소 인사들만 20명이 넘는다. 실질적인 탄소중립 이행 대책을 세우려면 산업계의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과속 탄소중립 정책에 같은 목소리를 내는 시민단체 출신 등의 인사를 대거 포함한 것이다. 탄소중립의 부담을 오롯이 떠안아야 할 산업계가 제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는 포함됐지만 원전 전문가는 1명도 들어가지 않았다.

산업계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탄소중립위가 발표할 NDC 추가 상향폭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현재 24.4%인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소 40%, 일부 환경단체는 50%로 상향하자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3기(2021~2025년) 시행으로 기업들의 환경비용 부담이 커졌는데 친정부 인사로 편중 구성된 탄소중립위가 NDC를 과도하게 올릴 경우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계도 탄소중립이란 큰 방향엔 공감하지만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는 만큼 속도조절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산업계가 이행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산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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