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린데, 탄소중립 맞손..세계최대 액화수소공장 착공

2023년 年 1만3000t 생산
액화수소충전소도 짓기로
효성, R&D 자금 1兆 투자
신규공장 2배 시설 구상중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효성중공업과 린데가 21일 울산 효성화학 공장에서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인 액화수소플랜트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효성은 국내 수소충전시스템 점유율 1위 사업자며 린데는 글로벌 가스·화학회사로 액화수소 생산·운송시스템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

효성과 린데는 앞서 지난해 액화수소 생산·운송·판매 등 전 분야에 걸쳐 협약을 맺고 합작법인을 세운 후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논의해왔다. 액화수소 생산은 린데수소에너지가, 판매는 효성하이드로젠이 맡는다. 2023년 5월부터 가동될 두 회사의 수소공장은 연간 1만3000t을 생산, 현 단일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세계 최대 수소공장은 연산 1만t 규모다.

효성은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5년간 신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에 1조원을 투자,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총 3만90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신규 공장에 더해 두 배가량 큰 공장을 추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린데와 합작형태를 이어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일 액화수소충전소도 짓기로 했다. 효성은 2008년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국내 첫 수소충전소를 지은 후 국회·정부세종청사 등 전국 18곳에 충전시스템을 갖췄다. 국내 시장점유율 35%로 1위다. 지금껏 선보인 수소충전소는 기체를 기반으로 했는데 액화수소는 저장·운송이 한층 효율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기체수소를 액화시키면 부피가 800분의 1로 줄고 수소충전소 재충전 시간을 3배 이상 앞당길 수 있다. 운송수단 용처를 넓히기 위해선 충전소 등 인프라 확보가 중요한데 업계에서는 이러한 액화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울산에 첫 액화수소충전소를 짓는 한편 향후 3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이날 열린 행사에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사진)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조현상·이상운 효성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이날 공사에 들어가는 한편 ‘수소 응용기술을 통한 탄소중립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내놨다. 산업계는 물론 일상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만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개발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갈고닦겠다는 것이다.

효성은 2024년까지 린데의 자체기술을 적용한 액화수소 충전기술·설비를 국산화하는 한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블루·그린수소 추출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 포집·재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기술을 함께 개발,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연료탱크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탄소섬유 생산량을 연 2만4000t까지 늘리기 위해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조 회장은 "수소에너지는 인류 미래를 바꿀 에너지 혁명의 근간으로 지속적으로 투자해 수소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며 "효성의 역사가 시작된 울산에서 백년 효성으로 나아갈 새 장을 열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