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깽깽이풀을 학교 화단에 심었더니
[용인시민신문 함승태]
▲ 사진제공 한택식물원 |
ⓒ 용인시민신문 |
한택식물원은 1994년부터 을릉도에 고추냉이, 설악산에 솜다리 등을 자생지에 복원하는 등 희귀멸종위기 식물 증식 연구와 보전 노력을 인정 받아 2001년 사립식물원으로는 처음으로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야생식물 서지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 받았다. 2010년부터는 멸종위기식물에 대한 연구와 증식, 자생지 복원활동뿐 아니라 야생식물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식물을 보전, 수집, 증식, 연구하는 한택식물원이 멸종위기야생식물 보급운동에 나선 이유는 따로 있다. 한택식물원이 환경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보전 프로젝트 홍보 안내문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식물유전자원은 관상가치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활용가치가 높다. 또한 종자전쟁이라 불릴 만큼 국가 간 고유 식물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식물유전자원을 보유하고 보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사진제공 한택식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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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처인구 삼가초등학교와 송전초등학교도 한택식물원으로부터 멸종위기식물과 자생식물을 받아 화단을 조성해 교육과정과 연계해 활용하고 있다.
▲ 한택식물원 직원들이 한 나무에서 채종 작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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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인식 등 교육적 효과 커
강정화 이사는 "멸종위기야생식물 보급운동이라고 해서 영구적인 목적으로 식물을 보급하는 것은 아니다. 교과과정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멸종위기식물과 자생식물에 대해 알게 되고, 단 한명이라도 스스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한적이지만 구성원들이 자생식물과 멸종위기식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삼가초등학교는 한택식물원으로부터 멸종위기식물과 자생식물을 받아 화단을 조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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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사는 화단 가꾸기 수업을 하면서 생소한 식물이 많은데 왜 이 식물들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게 됐을까하고 질문을 던졌더니 의미 있는 답변이 나왔다고 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식물이 된 게 아니냐고.
"멸종위기 식물을 학교 등 교육기관에 보급하는 활동이 더 활발해지면 좋겠어요. 좋은 기회를 만들어서 학생들의 인식 향상에 도움이 됐습니다. 멸종위기식물에 대해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알려지고 홍보되면 좋겠어요."
임 교사의 바람이 한계를 알면서도 한택식물이 학교 등 교육기관을 상대로 멸종위기식물 보급운동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멸종위기식물 보급운동, 식물보전 이상의 가치"
"한택식물원은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 보전기관 지정을 받은 기관이다. 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우리나라 자생 멸종위기식물에 대한 보전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 복원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많은 기관에 보급해서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멸종위기식물 보급운동을 하고 있다."
- 보급 대상에 초등학교가 많은데, 교육기관을 선택한 이유는.
"어려서부터 식물을 접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피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나라에 어떤 식물이 자생하고 있고,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멸종위기 야생식물을) 학교에 많이 보내고 있다."
-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복원이나 보급의 의미는.
"풀 하나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땅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중요하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식물은 다음세대로 물려줘야 한다. 식물은 자연생태계에서 가장 기본이다. 기후변화와 개발로 복원에 한계가 있다. 멸종위기식물을 제대로 유지 보전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식물원에 있으면 기후변화를 쉽게 체감할 수 있을 듯하다.
"구상나무가 많았다. 얼마 전까지 건강하게 잘 자랐는데, 몇 해 전부터 여름철 고온현상이 지속되며 구상나무가 계속 죽어나가고 있어 피부로 변화를 느끼고 있다. 5월엔 가뭄도 있곤 했는데, 올해 5월에는 물을 한 번도 주지 않을 정도로 비가 잦았다. 비가 잦다가 기온이 30도 올라가면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무엇보다 비가 잦으면 수분이 잘 이뤄지지 않아 종자 결실률이 많이 떨어진다.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면 그 식물은 언젠가 사라질 지 모른다. 단순히 기온이 1~2도 올라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식물이 계속 생존할 수 있느냐다. 지구상에서 기본이 식물인데, 식물이 생존에 위협을 받으면 우리 인간도 위협을 받게 된다."
-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멸종위기식물 보급운동은 식물 하나만 보전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생활태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해보면 좋겠다. 일회용을 적게 쓰는 게 작은 것 같지만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일회용품 덜 쓰기 실천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그러면 틀림없이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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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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