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잠재성장률 1%대 공포가 온다

장세희 2021. 6.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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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자본 축적 동시 감소..급격한 인구 고령화 '하방 압력'
"전통적 산업 방식 바꾸고, 규제 풀어줘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노동, 자본 등 투입 요소에 의한 성장세가 제한된 상황에서 향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향후에는 코로나發 노동 시장 변화와 인구 고령화 등 노동 측 요인의 잠재성장률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IMF "2041~2050년 잠재성장률 1.7%까지 하락 전망"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21~2030년엔 2.5%로 낮아지고 2031~2041년엔 2.0%로 더 떨어지며, 2041~2050년엔 1.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과속하지도 둔화되지도 않고 경제 여건상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코로나 경기 침체 역시 미래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총요소생산성이 하락하고, 자본축적이 둔화되고 있는데 기인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생산성본부가 발간한 '2020년 노동생산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 노동투입량은 2018년 1.2%, 2019년 0.9%, 2020년 -3.2%로 해마다 하락 추세다. 근로시간과 근로자 수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투입량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는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평균 2%대 정도의 잠재성장률을 기록하지만, 향후 10년간 잠재성장률은 노동인구 감소 영향으로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본 축적 역시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잠재성장률 요인별 기여도 중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2.2%에서 최근 1.4%까지 떨어졌다. 전통적 산업구조가 이어짐과 동시에 산업 구조 전반의 개혁이 늦어지면서 자본 투입의 성장기여도 역시 크지 않은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960년대에는 공장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공장을 짓는 것만으로도 생산효과가 컸다"면서 "하지만 이미 공장이 포화상태이므로, 새로운 시설을 짓더라도 과거 대비 추가 생산여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T) 등을 도입하는 등의 기술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한계 생산 체감의 법칙'과 동일하다. 정해진 토지에서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면 처음에는 기대한 만큼의 생산력 향상이 따르지만, 어느 정도 넘어서부터는 증가 속도가 둔화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지나친 시장규제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상품시장규제(PMR)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OECD 평균인 1.41보다 높은 1.71을 기록했다. 독일(1.08)과 일본(1.44) 등 여타 국가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규제가 과도하면 기술혁신을 저해하기 때문에 생산성 증가가 어렵다. 생산성이 증가하더라도 그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한국은행·기획재정부, 잠재성장률 1%주장 지나쳐…하경방에 '중장기 대책' 마련

이와 관련 한은과 재정당국인 기재부는 잠재성장률 1% 주장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 19 위기로 일정 부분 훼손이 있겠지만, 잠재성장률을 1%대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담을 계획이다. 코로나 이후 수출이 반등하더라도, 내수 흐름이 이어지지 않으면 실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것과 관련, 생산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반도체 전략 등과 관련한 후속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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