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의 랜드IS] '영앤리치' 연예인 부동산의 공통점

서지영 2021. 6.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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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생활 보호와 '럭셔리' 지향
부동산 규제로 대출 없이 전액 현금 결재
과거 강남권 벗어나 한남동으로 확대
연예인의 부동산.

'영앤리치(Young&Rich)'의 대명사인 인기 연예인들이 고급 빌라를 장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충분해서 비싸고 좋은 집에서 산다는 데 이를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더군다나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더 그렇다.

그런데 이들이 사들인 빌라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출이 없이 전액 현금으로 매매나 분양을 받고,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호되는 곳만 선택한다. 지역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용산구 한남동에 집중돼 있다.

대출 없이 전액 현찰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최근 130억원에 달하는 빌라를 분양받아 화제가 됐다. 보통 분양가는 사실상의 시초가다. 수십억 원도 아닌 수백억 원에 달하는 분양가가 알려지자 연예계는 물론 부동산 업계도 술렁였다.

아이유가 사들인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강변에 위치한 '에테르노청담'이다. 옛 씨티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지하 4층~지상 20층 높이에 한 동짜리 건물로 오는 2023년 하반기에 완공된다. 전용면적 243~488㎡(74~148평)으로 구성되는데 아이유는 74평형 중 한 호실을 분양받았다. 3.3㎡당 약 2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사실 업계를 놀라게 한 부분은 따로 있다. 아이유가 집 장만을 위해 전액 현금을 납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이다. 에테르노청담이 위치한 청담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주택 구매 목적의 자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아이유는 분양에 필요한 재원 마련도 대출 없이 본인이 가진 현금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청 측은 아이유 측으로부터 에테르노청담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다는 신청서를 받고 토지거래를 허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급 빌라를 현금으로 매입한 연예인은 더 있다.

아이돌그룹 BTS 멤버 RM과 지민은 지난 3월 나란히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나인원한남'을 샀다. 전용면적 244.34㎡(74평)으로 평수는 같았으나 베란다 유형 등 세부 인테리어가 달라서 가격이 다소 차이가 있다고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나인원한남 매입을 위해 RM은 61억6000만원, 지민은 59억원을 냈다. 대출은 별도로 끼지 않은 전액 현금이었다.

인기 배우도 전액 현금으로 빌라를 사들인 예가 있다. 소지섭은 2018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한 호실을 매입했다. 전용면적 243.642㎡(74평)에 61억원으로 알려졌으며 중도금과 잔금 모두 현찰로 냈다. 박서준도 비슷한 시기에 청담동에 있는 '상지리츠빌카일룸2차'를 현금 58억5000만원으로 샀다.

정부는 2019년 12월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등의 15억원 이상의 주택을 거래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막았다. 업계는 최근 연예인들이 주택을 전액 현금으로 매입하는 배경을 이런 부동산 규제에서 찾기도 한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분양 받은 130억원 상당의 에테르노 청담 전경 및 내부 인테리어

적은 호실…완벽한 사생활 보호

전문가들은 실거주 아파트를 살 때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를 권유한다. 공동 주택을 함께 쓰는 세대가 많을수록 각종 관리비가 적고 개발에 따른 기대 수익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액 현금으로 살집을 고른 연예인들은 예외였다.

아이유가 분양받은 에테르노청담은 29가구만 들어가 있다. 층별 구성을 보면 2~5층은 273㎡(복층형) 규모의 4가구, 6~16층은 243㎡(단층형) 규모의 22가구로 이뤄졌으며 17~18층은 344㎡ 규모의 스카이펜트 2가구, 19~20층은 488㎡ 슈퍼펜트하우스 1가구다.

현행 주택법은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30가구 이상을 분양하면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된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격은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금액을 넘을 수 없다. 또 분양가를 산정할 때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택지 감정평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승인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에테르노청담은 29가구만 공급하면서 이런 규제를 벗어났다. 청담동과 한남동 일대에는 3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 고급 빌라가 적지 않다.

BTS 멤버 RM과 지민이 전액 현금으로 사들인 나인원한남 전경

사생활 보호도 잘 된다. 나인원한남은 전용면적 총 9동 341세대로 구성돼 있다. 단지 내에 산책로, 헬스장, 수영장, 식당 등이 마련돼 있다. 복층 세대와 펜트하우스는 지하주차장 안에 독립된 차고가 있어 어떤 차종을 보유했는지 확인이 어렵다. 출구 역시 입주민이 아니면 이용할 수 없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고메이494 한남'도 나인원한남 안에 있다.

상지리츠빌카일룸2차는 대규모 전용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빌라 내 골프 연습타석, 퍼팅장, 와인바, 영화관, 가구별 창고 등이 있다. 영화관은 입주민이면 언제나 예약 후 이용이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청담동 내 고급빌라는 완벽에 가까운 보안으로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는다. 연예인이나 재벌 2~3세들이 선호하는 이유다"고 귀띔했다.

'럭셔리' 청담·한남동 밀집

아이유와 BTS RM·지민, 소지섭 등 빌라를 전액 현금으로 매입한 연예인들은 청담동과 한남동을 선택했다.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다. 지드래곤·송중기·장윤정·주지훈(나인원한남), 비·김태희부부(한남더힐), 임세령·조영남(상지리츠빌카일룸) 등 잘 나가는 연예인 중 상당수가 청담동과 한남동에 산다.

청담동은 1990년대 후반부터 청담동의 낡은 연립주택을 고급빌라로 재건축하면서 신흥 부촌으로 성장했다. '소비 1번지'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이 가깝고, 샤넬과 루이뷔통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도 주변에 있다. 화려한 와인바나 화랑,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즐길 곳도 많다. 교통도 좋은 편이다.

소지섭이 사들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한남더힐 전경

한남동은 과거부터 서울의 대표적 부촌 중 하나로 꼽혀왔다. 1960~1970년대 몸집을 불린 재벌들이 군사정권의 요지였던 용산 인근에 모여들었던 것이 발전의 계기로 전해진다.

동네가 조용하고 한적해서 살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다. 최근 문화계와 쇼핑 업계가 한남동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명품 편집숍과 카페거리 등이 있어 젊은 층이 자주 찾는다. 하지만 공연과 전시를 하는 화랑 등도 적지 않아 지나치게 소비 지향적이지 않다는 이미지도 있다. 교통도 편리한 편이다. 강변북로를 타고 여의도나 상암동으로 연결되고, 강남권 진입도 쉽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이 몰려드는 곳이 그 시대 부동산을 이끄는 장소 중 한 곳이란 말이 있다"며 "한남동은 과거 강남권만 몰렸던 분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젊은 연예인 사이에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청담동과 한남동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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