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준엽의 후비기] 제발, 이사 좀 가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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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현재 서울에서 준공된 지 수십년이 지난 아파트에서 1년 째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이사를 가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오기 전 알아봤던 지역의 전세 매물을 찾아보니 1년 새 수천만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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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前 정책실장, 임대차법 시행 전 전셋값 14% 인상
기자는 현재 서울에서 준공된 지 수십년이 지난 아파트에서 1년 째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그 흔한 엘리베이터도 없다. 그 중에서도 내가 사는 집은 7층이다. 배달도 거절당하는 그런 곳이다. 그땐 출근길만 가까우면 그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최근 날씨가 더워진 후 출퇴근하며 집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면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이 아침 저녁으로 볼을 스친다.
그럴 때 마다 이사를 가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전셋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여유가 되지 않는다. 그 옛날 중세시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 당했다던 농노가 이랬을까. 이들처럼 누군가가 제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금액이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오기 전 알아봤던 지역의 전세 매물을 찾아보니 1년 새 수천만원이 올랐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었다고 했다. 전셋값을 보는 순간 한숨부터 나왔고 탄식이 새어나왔다.
"아 나는 꼼짝없이 여기 있어야 될 운명이구나."
지금도 전셋값은 오르고 있다. 이번주도 오를 것이고 다음주도 오를 것이다. 지난 2년간 전셋값은 한주도 쉬지 않고 상승했다. 무려 2년동안. 임대차법 등 당정의 여러 헛발질 덕택이다. 매물은 줄면서 자연스레 가격은 올랐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문제를 바로 잡으려 들지 않는다. 임대차 시장은 비정상적인데, 기다리면 괜찮아진다는 말만 하다가 지금까지 왔다. 옆에서 달래도 보고 호통도 쳐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경제부총리 등 경제참모도 "괜찮다"며 거들었다. 심지어 제도 도입 전 그렇게 얘기했던 부작용을 고스란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참모도 있었다. 김상조 전 정책실장은 임대차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14% 인상했다가 경질되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이들의 헛발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임대사업자 폐지가 그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했으나,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으로 단기 및 아파트 임대사업자를 폐지했다. 여기에 여당이 다가구·다세대 임대사업자 폐지까지 추진하고 있다. 임대 물량을 공급해주던 귀한 자원이라던 이들이 언젠가부터 적폐가 됐다.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지만 아랑곳 않는다.
최근 인터넷에선 학교폭력 멈춰 운동에서 파생된 '멈춰'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사용된다. OO멈춰라는 식이다. 이 말을 정부에게 들려주고 싶다.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제발 멈춰. 전셋값 상승도 멈춰. 나도 이사 좀 가자.
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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