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준엽의 후비기] 제발, 이사 좀 가게 해 주세요

황보준엽 2021. 6. 21.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자는 현재 서울에서 준공된 지 수십년이 지난 아파트에서 1년 째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이사를 가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오기 전 알아봤던 지역의 전세 매물을 찾아보니 1년 새 수천만원이 올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정 헛발질에 전셋값 급등..이젠 임대사업자 페지?
김 前 정책실장, 임대차법 시행 전 전셋값 14% 인상
임대차법 등 당정의 헛발질에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수요자들이 이주를 하기보다 눌러 앉기 시작했다. 사진은 상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기자는 현재 서울에서 준공된 지 수십년이 지난 아파트에서 1년 째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그 흔한 엘리베이터도 없다. 그 중에서도 내가 사는 집은 7층이다. 배달도 거절당하는 그런 곳이다. 그땐 출근길만 가까우면 그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최근 날씨가 더워진 후 출퇴근하며 집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면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이 아침 저녁으로 볼을 스친다.


그럴 때 마다 이사를 가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전셋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여유가 되지 않는다. 그 옛날 중세시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 당했다던 농노가 이랬을까. 이들처럼 누군가가 제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금액이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현재 사는 집으로 이사오기 전 알아봤던 지역의 전세 매물을 찾아보니 1년 새 수천만원이 올랐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었다고 했다. 전셋값을 보는 순간 한숨부터 나왔고 탄식이 새어나왔다.


"아 나는 꼼짝없이 여기 있어야 될 운명이구나."


지금도 전셋값은 오르고 있다. 이번주도 오를 것이고 다음주도 오를 것이다. 지난 2년간 전셋값은 한주도 쉬지 않고 상승했다. 무려 2년동안. 임대차법 등 당정의 여러 헛발질 덕택이다. 매물은 줄면서 자연스레 가격은 올랐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문제를 바로 잡으려 들지 않는다. 임대차 시장은 비정상적인데, 기다리면 괜찮아진다는 말만 하다가 지금까지 왔다. 옆에서 달래도 보고 호통도 쳐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경제부총리 등 경제참모도 "괜찮다"며 거들었다. 심지어 제도 도입 전 그렇게 얘기했던 부작용을 고스란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참모도 있었다. 김상조 전 정책실장은 임대차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14% 인상했다가 경질되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이들의 헛발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임대사업자 폐지가 그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했으나,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으로 단기 및 아파트 임대사업자를 폐지했다. 여기에 여당이 다가구·다세대 임대사업자 폐지까지 추진하고 있다. 임대 물량을 공급해주던 귀한 자원이라던 이들이 언젠가부터 적폐가 됐다.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지만 아랑곳 않는다.


최근 인터넷에선 학교폭력 멈춰 운동에서 파생된 '멈춰'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사용된다. OO멈춰라는 식이다. 이 말을 정부에게 들려주고 싶다.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제발 멈춰. 전셋값 상승도 멈춰. 나도 이사 좀 가자.

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