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남양되려나.. 분노한 소비자들 '#쿠팡탈퇴' 러시

문수정,정신영 2021. 6. 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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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날개를 단 쿠팡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사안이 맞물리면서다.

지난해 3월 심야 배송 도중 사망한 경기 안산1캠프 계약직 배송 기사부터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희생된 고(故) 김동식 소방령까지 1년3개월여 동안 쿠팡과 관련해 10명이 숨졌다.

쿠팡은 20일 강한승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숨진 김 소방령 유족과 직원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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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중심 '탈퇴 인증' 잇따라
사고 당일 김범석 창업자 사임 비난
쿠팡 "유족 평생 지원" 등 대책 내놔
남양유업 불매운동처럼 될지 촉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날개를 단 쿠팡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사안이 맞물리면서다. 화가 난 소비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쿠팡탈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화재로 목숨을 잃은 119구조대장 유가족을 평생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쿠팡탈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 탈퇴 방법을 공유하거나 탈퇴를 인증하며 쿠팡 불매를 독려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작점은 지난 17일이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날에 공교롭게 김 전 쿠팡 이사회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두 사안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의장직 사퇴를 발표한 시기는 이날이었지만 실제 사퇴는 지난달 31일 이뤄졌다는 게 쿠팡 측 해명이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가 아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인인 김 의장이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뒤, 한국 쿠팡의 책임지는 위치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가진 쿠팡 아이엔씨(Inc.)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권한은 갖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내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됨에 따라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보는 시각이 적잖다. 지난해 3월 심야 배송 도중 사망한 경기 안산1캠프 계약직 배송 기사부터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희생된 고(故) 김동식 소방령까지 1년3개월여 동안 쿠팡과 관련해 10명이 숨졌다. ‘로켓배송’을 위해 열악한 환경의 물류센터에 노동 인력을 촘촘히 투입하는 식으로 운영해 온 게 잇단 사망 사고를 낳았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다만 소비자운동이 오너 일가를 손 떼게 한 남양유업이나 일본 불매운동처럼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쿠팡처럼 전국 단위로 물류망을 갖춘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경쟁사인 매일유업 등 대체제가 있었고, 일본맥주나 유니클로도 다른 대체제가 충분했다. 소비자 운동이 쿠팡을 변화시키기까지는 시장 환경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운동보다는 주주의 압박이 더 엄중하게 다가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급급해서 여론을 무시한다면 상장사로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탄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종사자들의 안전이나 근로 조건을 소홀히 해서 화를 자초한 것”이라며 “한국적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지 못하면 기업 경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20일 강한승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숨진 김 소방령 유족과 직원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강 대표는 “유가족과 협의해 평생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사고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직원들에 대해선 생계에 지장이 없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1700명의 상시직 직원에게는 급여를 정상 지급하고, 단기직 근로자에게는 근무지 전환 배치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계속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문수정 정신영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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