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패스 1위'도 소용없게 만드는 스페인의 치명적인 결정력 난조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더 이상 패스, 점유율 수치를 위안으로 삼을 수 없다. 스페인은 골이 필요하다.
20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라 카르투에서 열린 유로 2020 E조 2차전에서 스페인과 폴란드가 1-1로 비겼다. 스페인은 전반 알바로 모라타의 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친 스페인은 조 3위로 떨어졌다.
1차전 스웨덴과 0-0으로 비긴 스페인은 2차전에서 페란 토레스 대신 제라르 모레노 카드를 꺼내들었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왼발잡이 모레노를 오른쪽 공격수로 배치해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주문했다. 오른쪽 윙백 마르코스 요렌테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었다. 또 득점력을 보완하고자 했다. 비야레알에서 뛰고 있는 모레노는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33경기 23골 7도움을 기록했다.
모레노 투입은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전반 24분 엔리케 감독의 의도대로 모레노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공을 몰고 와 왼발 슛을 시도했다. 골문 앞에 있던 모라타가 방향을 바꿔 스페인의 대회 첫 골을 신고했다. 이후에도 모레노는 적극적으로 상대와 부딪히며 기회를 만들었고, 날카로운 킥으로 직접 득점을 노리기도 했다. 전반 33분 수비벽 옆을 노린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44분에는 조르디 알바의 낮은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연결했는데 골대 옆 그물에 맞았다.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지만 결국 중요한 골을 넣지 못했다. 모레노는 슈팅 4회, 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키 패스 1회, 공중볼 경합 성공 2회 등을 기록했으나 골은커녕 유효슈팅도 없었다. 결정적으로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23분 파비안 루이스를 투입하며 모레노를 불러들였다.
스페인은 결국 결정력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한번 무승부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스웨덴전에서는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852회의 패스 성공 끝에 슈팅을 17회 시도했는데, 유효슈팅은 5회에 불과했고 득점은 없었다. 폴란드전도 비슷했다. 패스 성공 661회, 점유율 69%, 슈팅 11회를 기록하고도 유효슈팅 5회, 1골에 그쳤다. 스페인의 두 경기 평균 점유율은 72%, 평균 패스 성공 횟수는 756.5회다. 각각 2위인 벨기에(57.5%), 독일(595회)과의 격차가 크다.
스페인 축구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차비 에르난데스, 세르지오 부스케츠, 사비 알론소 등 '역대급' 미드필더들의 지원을 마무리할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들의 등장과 함께 정점을 찍었다. 유로 2004에서 4경기 2득점에 그치며 조별리그에 탈락했던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가 첫 선을 보인 2006 독일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이후 두 선수가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를 연이어 제패했다. 비야(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 토레스(유로 2012)는 세 대회 득점왕을 나누어 차지했다. 두 선수가 정점에서 내려오기 시작하자 스페인의 성적도 떨어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유로 2016,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16강에 머물렀다.
미드필더진의 이름값이나 활약도가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패스 횟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스페인 축구의 근간은 살아있다. 다만 최전방의 결정력이 떨어지면서 결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현재 스페인 선수단 중 최다 득점자는 주전 공격수 모라타(20골)고 2위는 알바(8골)다.
엔리케 감독은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기를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리가 지배했으나 승리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폴란드의 경기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명백한 기회들을 만들어냈다. 솔직히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때로는 결과가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덮는다.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다면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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