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대신 비트코인 '구세주'로 떠오른 이 CEO는? [뉴스人사이드]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방정으로 연일 출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의 상승을 이끌 새로운 '구세주'로 떠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트위터의 공동창업주 겸 CEO 잭 도시다.
잭 도시는 오래전부터 비트코인 지지자로 유명했다. 잭 도시는 "트위터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트위터에 소속돼 있지 않았다면 비트코인 작업에 몰두했을 것"이라며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다.
앞서 2018년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2030년 세계 유일의 통화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잭 도시는 본인이 설립한 금융서비스 회사 '스퀘어'에 비트코인용 지갑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트코인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잭 도시는 IT업계에서는 종종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잡스에 비교되곤 했다. 미국 뉴욕대를 중퇴한 뒤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다 창업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도시는 이러한 평가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 경제주간지 포천에 따르면 도시는 잡스가 좋아하던 마하트마 간디와 비틀스의 명언을 자주 언급하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애플 직원들을 빼오면서 스스로 '잡스화' 하려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창업에 성공했다는 점도 잡스와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 뒤 픽사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시 역시 트위터 공동창업주였으나 축줄된 후 스퀘어를 설립했다. 이후 도시는 2015년 10월 트위터 CEO로 복귀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 모방하지 않더라도 잭 도시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떡잎이었다. 어릴 적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던 15살의 나이로 최적 경로를 알려주는 소프트웨어 '디스패치 라우팅'을 만들어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도 몇몇 택시 회사가 이용하고 있다.
그는 미주리 과학기술대학에 입학해 뉴욕대학교로 편입했으나 창업을 위해 중퇴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창업 아이템이 번쩍 하고 떠올랐는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듯 자신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트위터가 탄생하게 된다.
잭 도시는 오데오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중 2006년 29세의 나이로 트위터를 창업했다.
한 번에 140자를 넘지 못하는 트위터의 특성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현재는 주요 정치인, 유명인사들이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08년 경영권 다툼으로 쫓겨난 잭 도시는 이듬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를 창업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스퀘어는 작은 기계를 스마트폰에 꽂으면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어 미국 소상공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가 스퀘어로 재기한 반면 그가 떠난 트위터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렇게 구원투수로 2015년 10월 트위터 CEO로 복귀한 도시의 연봉은 1.4달러(약 1600원)에 불과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이는 트위터가 140자 글자수 제한을 상징한다는 후문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 잭 도시는 134억달러(약 15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157위 부호로 꼽힌다. 그럼에도 그는 버스로 출퇴근하고, 회사에서도 그 흔한 자기만의 방이나 책상조차 소유하지 않고 있는 검소한 모습을 자랑한다. 매일 아침 오전 5시에 일어나 30분간 명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019년 죽기 전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2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한 바 있다. 이는 그의 자산의 약 28%에 달하는 규모다. 개인이 코로나19 대응에 기부한 금액 중에서는 최고 액수다.
그의 꿈은 더 많은 부나 유명세를 얻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재산으로 불평등을 없애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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