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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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역대 대선 TV토론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언이다.
2022년 대선을 준비하는 여야 정치인들은 2002년 권영길 대선 후보의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물음을곱씹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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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쉬운 간결한 문장에 대선 전략과 진보정당 존재 이유 담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역대 대선 TV토론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언이다. 이른바 ‘살림발이’ 발언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2년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나온 말이다.
발언의 주인공은 진보정당 역사를 대표하는 정치인 권영길이다.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진보정치의 가치를 전파하고자 애를 썼다.
당시 권영길 후보가 TV토론에서 전한 말은 이런 내용이었다.
“권영길 국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IMF 극복되고 경제 엄청 좋아졌다는데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서민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니까 정부의 경제 관료들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숫자풀이로 경제 좋아졌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보수 정치의 책상머리 경제입니다.”
알기 쉬운 언어를 통해 진보정당의 강성 이미지를 상쇄하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대선 후보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고 물었을 때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하루 하루가 고단한 삶의 현실을 고려할 때 선뜻 나아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게 사람의 심리다. 어떻게 하면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인지, 더 행복해지는 살림살이는 무엇일지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민주노동당은 메시지 전달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 입장에서는 참 곤혹스러운 질문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치른 2002년 대선은 민주당에 쉬운 선거가 아니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역대 보수정당 최고의 정치 장악력을 선보인 인물이다.
권영길 후보의 발언은 민주당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본질적 물음이었다. 1997년 대선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해준 국민에게 민주당 정부는 무엇을 해줬는지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성과를 홍보하는 숫자놀음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국민 소득 몇 만 불 시대와 같은 정치 슬로건은 하루하루가 고단한 국민의 눈으로 볼 때는 뜬구름 잡는 얘기로 들릴 수 있다. 2022년 대선을 준비하는 여야 정치인들은 2002년 권영길 대선 후보의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물음을곱씹어볼만 하다.
국민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해법은 무엇인지, 그 해법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따져 봐야 한다는 의미다. 2002년 권영길 후보처럼 말 한마디로 국민 마음을 움직일 후보가 2022년 대선에도 나올 수 있을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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