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엉덩이 향한 셔터음, 모른척했다" 입연 日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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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여성 운동선수의 사진·영상 등을 성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여성 운동선수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배드민턴 선수인 시오타 레이코(37)씨와 리듬체조 선수인 하타케야마 아이리(26)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시오타씨는 "배드민턴 셔틀을 주우려고 다리를 벌린 순간에 셔터 소리가 들린 적도 있다"며 "가슴과 허벅지, 엉덩이를 강조한 사진을 찍혔다. 이런 이미지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트위터에 저급한 댓글과 함께 올라왔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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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여성 운동선수의 사진·영상 등을 성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여성 운동선수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배드민턴 선수인 시오타 레이코(37)씨와 리듬체조 선수인 하타케야마 아이리(26)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한 남성이 여성 선수의 경기 이미지를 성인 사이트에 올렸다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도쿄 간이재판소에서 벌금 60만엔(약 610만원)을 선고받은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적 목적으로 여성 운동선수를 촬영하고 그 이미지를 악용해 발생하는 피해가 끊이지 않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오타씨는 인터뷰에서 “가슴과 엉덩이를 향하는 카메라 셔터 소리, 인터넷에 범람하는 내 이미지에 대해 계속 모르는 척을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실력파 선수인 시오타씨가 처음 피해를 인지한건 2005년 쯤이다. 15년도 더 된 것이다.
그녀는 “오구라 쿠미코(37)씨와 함께 ‘오구시오’란 별명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 편의점에서 ‘오구시오’라고 쓰여진 제목의 잡지를 본 적 있다”면서 “속옷 어깨 끈이 흘러 내린 상태에서 경기하는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어떻게 이런 사진을 쓰는지 화가 치밀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시오타씨는 “배드민턴 셔틀을 주우려고 다리를 벌린 순간에 셔터 소리가 들린 적도 있다”며 “가슴과 허벅지, 엉덩이를 강조한 사진을 찍혔다. 이런 이미지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트위터에 저급한 댓글과 함께 올라왔더라”고 했다.
그러나 주변에선 오히려 그녀의 복장 등을 탓했다고 한다. 시오타씨는 “‘남자 앞에서 그런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마치 내가 나쁜 것처럼 말해 충격을 받았었다”면서 “민소매는 팔을 움직이기 쉽고, 스커트는 반바지보다 기능성이 높다. 열심히 경기를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비치 발리볼 등 다른 종목 선수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오타씨는 “어머니가 그런 이미지를 찾아 알려준 적도 있었다. 그때 어머니의 슬픈 얼굴은 잊을 수 없다”면서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어, 지금도 성적 대상이 된 이미지는 보고 싶지 않다. 남편과 아이에게도 절대로 보이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리듬체조 선수인 하타케야마 아이리(26)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하타케야마씨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일본 대표로 정해졌을 무렵에 처음 피해를 확인했다”면서 “연습 중에 (내) 몸의 일부를 강조한 사진이 찍혔다. (내 모습을) 성적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컸다”고 말했다.
그녀는 “리듬 체조 경기의 특성상 신체 윤곽이 잘 드러나는 의상을 입어야 한다”며 “(사진이 찍혔던 그때) 연습 중에도 코치가 체형과 자세를 지적하기 쉽도록 달라붙는 옷을 입고 있었다”고 했다.
하타케야마씨는 지금도 피해 이미지를 찾아 지우고 있다고 한다. 하아케야마씨는 “은퇴한 뒤로 악의가 있어 보이는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찾아내면 해당 사무소에 연락해 삭제를 의뢰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면서 “과장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의 이미지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진을 올리는 사람은 그런 자각 없이 사진을 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촬영 뿐만 아니라 이미지 확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법 정비를 서둘러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녀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어린시절)예쁜 의상 입고 화려하게 춤추는 모습을 꿈꾸며 리듬 체조를 시작했다”며 “리듬 체조를 동경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피해 퇴치를 호소하고 싶다”고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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