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도 대결도 준비" 김정은의 첫 대미 메시지

손재호 2021. 6. 1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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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미 정책과 관련해 대화·대결의 중요성을 나란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새 대북정책을 분석·평가하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걸었으나, 미국은 이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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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발표
美 비난 발언 삼가.. 대화에 방점
성김 오늘 방한 대북 접촉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미 정책과 관련해 대화·대결의 중요성을 나란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새 대북정책을 분석·평가하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을 비난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나온 김 위원장의 첫 대미 메시지가 ‘대화’와 ‘안정적 관리’에 방점이 찍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과업들을 달성해야 하는 데다 경제도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하는 것은 김 위원장으로서도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대미 경각심을 유지하기 위해 대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실제 목적은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당 전원회의 첫날인 지난 15일 북한 최고지도자로선 이례적으로 식량난에 대한 우려를 공개석상에서 표하며 내부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인정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YTN에 출연해 사견을 전제로 “대결을 넣은 것은 대화 테이블이 마련됐을 때 더 유리한 입장을 갖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메시지는 대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봤다.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 재개의 여지를 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곧장 북·미 대화나 남북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걸었으나, 미국은 이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일관되게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나온 공동성명 등을 근거로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성명엔 북한이 꺼리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명시됐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시행 여부가 북·미 대화 재개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도 북·미 대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대화의 중요성을 밝히며 미국에 공을 넘기면서 북한은 19일 방한하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성 김 대표는 방한 기간 판문점을 찾아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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