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못생겼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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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의 한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다.
길고 지루한 고속도로 운전에는 바보 같은 질문도 꽤 쓸모가 있다.
'영국에서는 못생긴 사람을 스패너를 잔뜩 넣은 바구니에 비교한다고 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 안에서는 뭐? 왜? 같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하긴 외국 사람들 역시 한국의 못생김 마스코트인 호박이나 오징어를 바로 이해할 수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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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의 한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다.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나가던 중 ‘오징어’라는 글자가 무심코 눈에 들어왔다. 차에 탄 일행에게 갑자기 바보 같은 질문을 했다. 길고 지루한 고속도로 운전에는 바보 같은 질문도 꽤 쓸모가 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못생긴 얼굴을 오징어에 빗대잖아. 그 이유가 뭘까?” 차 안에 있던 누군가 중얼거렸다. 우리 땐 호박 아니면 메주였는데. 또 다른 누군가 말했다. 뭔가 밋밋하고 납작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러고는 다들 궁금해졌는지 각자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정적이 흐르다 웃음을 머금은 누군가의 목소리로 정적이 깨졌다. “와, 이거 되게 웃기다. 한 번 들어봐.”
그러고는 다음 문장을 읽어 내려갔다. ‘영국에서는 못생긴 사람을 스패너를 잔뜩 넣은 바구니에 비교한다고 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 안에서는 뭐? 왜? 같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한편 불가리아에서는 샐러드처럼 못생겼다는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문장이 끝났을 때는 나 역시 못 참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샐러드가 어디가 못생겼다는 거야 대체?!” 스페인에는 ‘양파가 울고 갈 만큼 못생겼다’ ‘땀내 나는 양말로 아버지를 때리는 것보다 더 못생겼다’ 같은 관용구도 있다고 하는데 어처구니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하긴 외국 사람들 역시 한국의 못생김 마스코트인 호박이나 오징어를 바로 이해할 수는 없으리라.
나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며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못생긴 사람을 비유하기에 어울릴 만한 이미지를 떠올려보았다. 얼마간의 공을 들인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이 찍은 목성의 표면으로 결정했다. 생각난 김에 다시 한 번 검색해 보려고 웹사이트에 목성을 검색했다가 한 블로그에 들어갔다. 거기엔 목성의 징그러운 사진들이 몇 장 나열돼 있었다. 그리고 맨 밑에 아주 짧은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너무 아름답다.
요조 가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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