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 없어 9천평 마늘 밭 수확 포기..일당 20만 원으로 치솟아"

신나리 입력 2021. 6. 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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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경북 의성의 한 농가가 마늘밭 9000여 평을 갈아엎고, 수확을 포기했다. 일하기로 한 인부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꾼이 귀하니 일당은 매일 1만원씩 오른다. 어제는 일당이 17만원이었는데, 오늘은 18만원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내일은 또 1만원이 오를 것이다. 그런데도 (농촌에는) 사람이 없다."

그는 "협회에서 직접 (경북 의성의) 농가 상황을 보고왔다"면서 "최근 잦은 비로 수확작업이 길어지고 마늘의 질이 떨어져 제 가격을 받기 어려웠는데, 일꾼도 없으니 농사를 포기한다더라"고 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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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7일 농민의 길 청와대 앞 기자회견 "코로나로 농가일꾼 줄어, 인력대책 마련해야"

[신나리, 이희훈 기자]

 
 농민단체 농민의길 회원들이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농촌 인력난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과 함께 외국인노동자 고용 인건비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어제, 경북 의성의 한 농가가 마늘밭 9000여 평을 갈아엎고, 수확을 포기했다. 일하기로 한 인부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꾼이 귀하니 일당은 매일 1만원씩 오른다. 어제는 일당이 17만원이었는데, 오늘은 18만원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내일은 또 1만원이 오를 것이다. 그런데도 (농촌에는) 사람이 없다."

김경수 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협회에서 직접 (경북 의성의) 농가 상황을 보고왔다"면서 "최근 잦은 비로 수확작업이 길어지고 마늘의 질이 떨어져 제 가격을 받기 어려웠는데, 일꾼도 없으니 농사를 포기한다더라"고 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제주, 경남 합천의 농부들이 17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 모였다.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의 연대체인 농민의 길은 정부에 "농촌인력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외국인노동자 등 농업노동력을 중개하는 인력사무소가 인건비를 올리는데 한몫 하고 있다"면서 "(인력사무소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국인 고용을 늘리기 위한 범정부차원의 시스템 구축도 요구했다.

"코로나로 외국인 노동자 몸값 치솟아"
  
 농민단체 농민의길 회원들이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농촌 인력난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과 함께 외국인노동자 고용 인건비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농민단체 농민의길 회원들이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농촌 인력난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과 함께 외국인노동자 고용 인건비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1000평 마늘농사를 지으면 뭐 하나. 수확할 수가 없는데. 한 때 농촌에서 일손은 60~70대가 책임졌다. 그런데 지금은 이들마저 고령화돼 80~90대가 됐다. 코로나 전에는 이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가 대체했지만, 코로나로 외국인노동자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제주에서 소를 키우며 마늘 농사를 짓는 한경례 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언급했다. 코로나로 '외국인 계절노동자'(3~5개월 단기간 고용)의 입국이 막혀 농가의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군 장병, 공공기관의 손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제주도내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96명을 신청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단 1명도 입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내 취업 중인 외국인 노동자는 2200명(2021년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의 3000~4000 여명보다 1000여명 이상 줄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치솟고 있다. 농민의 길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의 일당은 7~10만 원이었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 17~2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

경남 합천에서 농사를 짓는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원이 안되는데, 농가에서는 시급 2만원 이상을 주고 사람을 쓴다"라면서 "그런데도 일할 사람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력사무소가 외국인노동자의 몸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일꾼이 모자란 농가현실을 이용해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정책위원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노동자 고용과 관련해 인건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라면서 "시급 2만원 이상을 받으려는 인력사무소를 고발할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날씨도 농가의 시름을 더한 원인이 됐다. 최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비가 내린 탓에 수확작업이 지연되고 작물의 품질은 떨어진 것이다. 한경례 부회장은 "수확량이 적을 수록 양파, 마늘의 가격이 올라간다. 결국 농가의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농민의 길은 "현재 농가는 공들여 키운 농산물을 수확하는 기쁨을 느낄 새가 없다"며 "정부가 중소상인에게 청년일자리를 지원해주듯 농촌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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