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벽에 부딪힌 오세훈號 재건축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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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37년 차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 9단지가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택공급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노후 대단지들은 안전진단의 높은 벽에 여전히 정비계획 수립조차 못하고 있는 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제도 개선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오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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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기준 너무 까다로워 오 시장 국토부에 개선 요청
그러나 국토부 묵묵부답..적정성 검토 유예하는 단지도 나와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준공 37년 차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 9단지가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택공급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노후 대단지들은 안전진단의 높은 벽에 여전히 정비계획 수립조차 못하고 있는 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제도 개선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오 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안전관리원은 최근 고덕주공 9단지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결과 유지보수 판정인 C등급(62.70점)이 나왔다고 강동구청에 통보했다. 앞서 이 아파트는 2018년 2월 예비안전진단 통과 후, 지난해 12월 1차 정밀안전진단(민간기관)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51.29점)을 받았다. D등급의 경우 공공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안전관리원)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결국 최종 적정성 검토에서 1차 정밀안전진단보다 점수가 10점 이상 오르며 재건축 추진 길이 막힌 셈이다.
1차 진단과 적정성 검토 결과가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서 재건축을 기대한 주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고덕주공 9단지 소유주는 "적정성 검토 결과가 적절했는지 따져보기 위해 강동구청, 국토부, 국토안전관리원에 집단 민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9단지, 11단지에 이어 고덕주공 9단지까지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 재건축이 좌절되면서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2018년 주거환경(40%→15%)보다 구조안정성(20%→50%)을 중점에 둔 방식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건물 노후화로 주민 실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재건축이 어렵게 된 것이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에 안전진단 기준 개선을 건의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도 지난달 인사청문회 당시 "안전진단은 구조안전, 노후불량 정도 등 재건축 필요성을 검증하는 수단"이라며 "제도 본래 취지와 달리 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완화에 선을 그은 상태다. 최근 노 장관과 오 시장의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회동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분위기도 가라앉은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6단지의 경우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54.14점)을 받았지만 제도 개선까지 적정성 검토를 보류하기로 했다. 상계주공 6단지 관계자는 "적정성 검토 통과 사례가 드물어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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