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찔렀잖아요"..美 살인 피고인 아들의 법정 증언

나운채 2021. 6. 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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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 오닐이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에서 직접 변론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여자친구와 딸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이 증인으로 나온 11살 아들로부터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스스로 이끌어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및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플로리다주(州)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로니 오닐은 직접 변론에 나섰다.

오닐은 배심원들에게 자신에 대한 증거는 “당신이 본 것 중 가장 악랄하고, 날조됐으며 꾸며진 허구들”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아이들을 공격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닐은 지난 2018년 여자친구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9살 딸을 살해하고, 아들을 흉기로 찌른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될 수 있는 중범죄다.

재판에서 오닐의 아들은 영상으로 증인 출석했다. 직접 변론에 나선 만큼 오닐은 아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닐이 “내가 그날 밤 너를 다치게 했니”라고 묻자, 아들은 “네”라고 대답했다. 오닐이 재차 “내가 너를 어떻게 다치게 했니”라고 묻자, 아들은 “아빠가 저를 흉기로 찔렀다”고 말했다. 변론에 나선 오닐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스스로 끌어낸 셈이다.

검찰은 “이 용감한 소년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우리 아빠가 엄마를 살해했다’는 것이었다”고 배심원들에게 말했다. 검찰은 오닐이 여자친구를 폭행한 뒤 총으로 살해했고, 그의 딸 또한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오닐의 아들은 불타는 집에서 뛰쳐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오닐은 증거가 조작됐고, 그의 아들의 증언 또한 누군가의 ‘코치’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은 사건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고 배심원들에 말했다.

재판은 다음 주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포스트는 “오닐의 재판은 서커스처럼 진행됐다”고 짚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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