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금지' 철조망까지 뚫는다, 낚시꾼에 시달리는 시화호
경기도 화성시와 안산시, 시흥시에 걸쳐 있는 시화호는 간척사업을 위해 바다에 방조제를 설치해 만든 인공호수다. 한때는 인근 공장단지에서 버린 폐수 등으로 오염돼 '죽음의 호수'로 불렸지만, 지속적인 정화 사업으로 현재는 매년 20만여 마리의 철새가 머무는 곳으로 유명하다. 물고기도 돌아왔다. 우럭·넙치(광어)·볼락 등은 물론 주꾸미·낙지·갑오징어 등도 잡힌다.
다양한 어종 탓에 낚시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시화호는 2010년 이후 낚시꾼들의 천국이 됐다. 주말에는 수백 명이 몰려왔다.
낚시꾼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상당했다. 인근 주민 등의 반발이 이어지자 시흥시는 2018년 1월 시가 관할하는 시화호 9㎞ 일대를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곳곳에 '낚시금지'라고 적힌 안내판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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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통제구역인데도 곳곳마다 낚시꾼으로 만석
하지만 시화호에는 여전히 낚시꾼들이 몰려온다. 본격적인 낚시철인 4~5월 이후엔 고기가 잘 잡히는 구간엔 하루 평균 50명~100여명까지 찾는다. 출입 제한을 위해 철조망을 설치한 곳을 뚫고 들어가 낚시를 할 정도라고 한다.
밀려드는 낚시꾼으로 안산시는 지난 9일 시가 담당하는 시화호 일대 10㎞를 낚시통제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경기도는 해양경찰, 화성·안산·시흥·평택 등 지자체와 손잡고 불법 낚시 행위를 단속한다고 17일 밝혔다.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시화호 등 연안 낚시통제구역과 도내 인근 해안 등의 불법 낚시 행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단속 구역은 낚시꾼들이 많이 몰리는 화성시 국화도·입파도 인근 바닷가와 안산시 방아머리 인근이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따라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된 시화호 내·외측 부근 등도 대상이다.
낚시제한기준 위반과 구명조끼 미착용 등 낚시어선 안전운항 의무 위반, 레저 보트 무면허 조종, 정원초과 승선 행위, 낚시통제구역 불법 낚시행위 등을 단속한다.
어린 물고기를 잡는 것을 막기 위해 포획금지 체장(몸길이) 기준도 마련했다. 광어는 35㎝ 이하(기존 21㎝ 이하), 조피볼락(우럭) 23㎝ 이하, 볼락 15㎝ 이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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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낚시 적발되면 과태료 부과
적발되면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따라 낚시제한기준과 낚시통제구역 위반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레저 보트 무면허 조종행위는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정원초과 승선 행위 등은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하게 된다.
경기도는 지난해에도 불법 낚시 행위 등을 단속했다. 시화호에서만 12명을 적발, 과태료를 부과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단속이 시작되면 불법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달아나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지난 8일 해양경찰청, 각 지자체와 간담회를 여는 등 대책도 마련했다.
이번 단속은 지난해 '청정계곡 만들기'에 이어 경기도가 추진하는 '깨끗한 바다 만들기' 사업의 일환이다. 깨끗한 바다를 만들어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에는 안산·화성·시흥·김포·평택 등 연안 5개 시에 바다가 있다.
김성곤 도 해양수산과장은 “최근 낚시 인구 급증과 함께 야외활동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안전사고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며 “건전한 낚시문화 조성과 풍요로운 경기 바다 구현을 위해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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