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씨에스윈드, 글로벌 친환경 정책 바람 타고 '훨훨'

박지환 2021. 6. 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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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정책 모멘텀 확대..글로벌 1위 업체 수혜
아직 남은 총알..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집중
실적 개선세 뚜렷..향후 전망도 안정적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세계 1위 풍력타워 제조업체 씨에스윈드가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풍력발전 확대 정책 기류를 타고 그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확대 영향으로 꾸준한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추가 실적 레벨업 가능성도 높아졌다. 친환경주로서의 성장성에다 굳건한 '실적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본격 확장기 맞은 풍력시장...친환경에 꽂힌 글로벌

17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풍력발전 설치 규모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7%에 이른다. 이후에도 2030년까지 매년 12%의 성장이 전망된다. 코로나19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의 각국 정부가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특히 주요 국가들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가 상향되면서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치를 계획을 기존보다 대폭 확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현재 풍력시장은 글로벌 각국의 정책 모멘텀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는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에서 55% 감축으로 높였다. 독일이 65%까지 추가 상향할 예정이어서 EU 전체의 목표도 또 한번 더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2030년 목표를 기존 26~28%에서 50~52%로 확대했다. 일본도 2013년 대비 2030년 목표를 기존 26%에서 46%로 높였다. 국내도 연내 중으로 2017년 대비 2030년 감축 목표를 기존의 24.4%에서 추가 상향할 방침이다.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한 국가들에서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설치 확대가 발표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단기간에 대규모 단지 설치가 가능한 해상 풍력 쪽으로 정책 드라이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선점 위한 몸집 불리기 주효

씨에스윈드는 그동안 풍력시장 성장에 맞게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터키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1위 풍력발전타워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5년 7월 인도네시아의 PT대경인다중공업(PT. Daekyung Indah Heavy Industry)을 133억원에 인수했고, 2017년에는 말레이시아의 에코타워(Eco Tower)를 사들였다. 씨에스윈드는 이 두 건의 인수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달 초에는 덴마크 풍력 발전기 기업 베스타스의 미국 공장 지분 100%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콜로라도 푸에블로에 있는 약 100만평의 타워공장은 현존하는 글로벌 타워 공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거래 규모는 1억5000만달러(1665억원)에 이른다. 이번 인수는 여러가지 면에서 씨에스윈드의 랜드마크 딜로 평가된다. 미국은 풍력발전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로 2023년 이후 급격한 확장세가 점쳐진다. 세계풍력발전협회(GWEC)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미국 해상풍력발전 신규 설치가 없지만 2023년 283㎿를 시작으로 2024년 2878㎿, 2025년 4184㎿, 2026년 3246㎿ 규모 해상풍력발전이 신규 설치될 전망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해외로부터 수입해오던 타워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국가를 대상으로 반덤핑, 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미국의 수입산 타워 제품에 대한 보호무역 강화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더불어 현지의 고용창출에도 기여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스타스 미국 공장 인수로 미국 정부의 보호막 아래 고속 성장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론적으로 씨에스윈드의 미국 공장 타워 매출액은 점유율 40% 이상만 돼도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3분기 중으로 미국 동부 해상풍력 공장 증설, 유럽 현지 해상풍력 업체 인수 등 추가 투자 계획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흔들리지 않는 실적...부담 없는 주가 매력 물씬

씨에스윈드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421억원, 영업이익 316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94% 늘어난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분기를 지날수록 생산 효율성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씨에스윈드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씨에스윈드의 올해 연간 예상 실적은 매출액 1조1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02억원으로 33.4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4월말 기준 올해 수주 목표인 8억5000만달러(9587억원)를 50% 가까이 달성했다.

부담이 없어진 주가도 강점이다. 씨에스윈드는 전날 기준 7만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지난 2월8일 10만8000원을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25% 넘게 내리막을 걸었다. 하지만 작년 3월 저점인 7710원과 비교하면 이미 10배 넘게 오른 상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2022년 기준 대략 20배 초반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30배 이상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실적, 모멘텀, 밸류에이션 등 다방면에서 어느 때보다도 투자 매력이 높아진 시점이란 의견이다.

금리 상승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위험은 관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은 올 들어 주요 원자재 가격 및 운송비용 증가와 코로나 여파로 신규 발전소 건설 차질 영향으로 단기 실적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다소 억눌린 상황을 맞이했다. 또 금리 상승으로 신재생에너지 업종을 비롯한 성장주의 상대적 부진이 이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 가치를 보는 성장주의 경우 금리 상승기에는 가치 산정 과정에서 예상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며 태양광, 풍력 발전 설비의 설치 규모가 모두 증가할 전망"이라며 "다만 운송비용 증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훼손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씨에스윈드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부분은 다른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를 고객에게 전가 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지니고 있어서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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