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돌봄정책은 부실한 '따로국밥'..초등학생 엄마들 일할 여건이 안된다

이성규 2021. 6.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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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여성 고용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이유는 초등학생 공적 돌봄 서비스가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보육은 보건복지부가, 교육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따로국밥' 현상으로 체계적인 초등학생 돌봄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때문에 초등학생 267만명 중 12.5%에 해당하는 33만명만이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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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초등 1~3학년 돌봄 법적 제도도 없어
교육은 교육부, 보육은 복지부 주관 협력도 안돼
차라리 정규수업 OECD만큼 늘려 돌봄 공백 해소해야

30~40대 여성 고용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이유는 초등학생 공적 돌봄 서비스가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보육은 보건복지부가, 교육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따로국밥’ 현상으로 체계적인 초등학생 돌봄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성민 연구위원의 ‘여성 경제활동 증가에 대응한 초등 돌봄 체계 개선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늘고 있지만 그 비율에 있어서는 연령대별 차이가 있다. 여성 고용률은 30세 미만의 연령대에서 증가하다 30~40세 연령대에서 감소하고, 40세 이후부터는 증감을 반복하는 ‘M자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해외 주요국의 여성 고용률은 ‘역U자형’으로 나타난다.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한국과 달리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한 이후 가임기 혹은 유아 자녀를 둔 연령대의 고용률이 감소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의 돌봄 지원 정책이 영유아 중심으로 설계되다 보니, 초등 돌봄 정책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초등학생 대상 돌봄지원은 크게 2종류로 나뉜다. 돌봄교실은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혹은 맞벌이 가구의 자녀들 중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비해 방과후학교는 학생이 신청해 이뤄지는 정규수업 이외의 교육 및 돌봄 활동이다.
문제는 돌봄교실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방과후 학교 이용 학생들에 비해 학습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방과후 학교만 이용하면 남는 시간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한다. 이런 문제때문에 초등학생 267만명 중 12.5%에 해당하는 33만명만이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영유아의 공적 돌봄 서비스 이용률은 68.3%에 달한다.

KDI는 문제 해결을 위해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의 운영에 관해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등에 법적 근거를 마련해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정규수업을 늘려 학교의 돌봄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외 주요국들에 비해 국내 초등학교 정규수업 시간은 적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초등학교 정규수업 시수(표 참조)는 평균은 연간 800시간 정도인 반면, 한국은 655시간에 불과하다. 초등학생들이 마땅히 방과 후 시간을 보낼 장소가 부족해서 결국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위해 정규수업을 늘리는 것도 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성민 연구위원은 “돌봄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법적 제도 정비, 양적 확대 그리고 질적 수준을 높이려는 정책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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