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묵직..믿고 보는 '가이 리치'표 액션 '캐시트럭'

2021. 6. 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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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클릭]
액션/ 가이 리치 감독/ 119분/ 청소년 관람불가/ 6월 9일 개봉
현란한 액션을 자랑하던 감독이 ‘묵직함’까지 장착했다. 격정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던 액션 배우가 ‘침착함’마저 겸비했다. 가이 리치 감독과 배우 제이슨 스타뎀의 만남. 그야말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장인들의 성공적인 협업이 이뤄졌다.

영화 ‘캐시트럭’은 단순한 서사를 지닌 액션 영화다. 현금 수송 차량 ‘캐시트럭’을 노리는 무장 강도들에 의해 아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자, 아버지 H(제이슨 스타뎀 분)는 복수를 다짐하고, 범인의 단서를 찾기 위해 현금 호송 회사에 위장 취업하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캐시트럭을 노리는 이들을 알아내고, 그들을 처리해가며 아들을 죽인 진범의 정체를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할리우드에서는 뻔하고 흔한 얘기다.

하지만 흔한 이야기를 예사롭지 않게 만드는 묘기를 선보이는 것이 바로 가이 리치 감독이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라는 작품으로 데뷔한 가이 리치 감독은 ‘스내치’로 연타석 홈런을 치며 이른바 ‘가이 리치 스타일’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빠르고 현란한 편집과 강렬한 음악, 남성적인 액션과 대사들 그리고 케이퍼 무비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진행은 관객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의 아류라 불린 작품도 나올 정도다.

비록 ‘맨 프롬 UNCLE’과 ‘킹 아서: 제왕의 검’ 같은 작품들이 비평과 흥행 양쪽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기는 했지만 이후 ‘알라딘(2019년)’과 ‘젠틀맨’ 등을 통해 그가 지닌 특유의 스타일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에서도 가이 리치의 역량은 더할 나위 없이 펼쳐진다. 특유의 현란한 편집은 자제했지만, 연출에서 느껴지는 힘은 여전하다.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결말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제이슨 스타뎀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라는 평가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준다. 진중한 카리스마를 겸비하고 강렬한 인상을 지닌 제이슨 스타뎀은 그 존재만으로 캐릭터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 수 있는 배우다. ‘분노의 질주: 홉스&쇼’에서 보여준 허당 같은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제이슨 스타뎀이 가장 빛날 때는 이처럼 진지한 액션을 펼칠 때다. 특히 조용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 단번에 폭발하는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어느덧 영화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액션 영화로서 훌륭한 면을 지녔고 가이 리치와 제이슨 스타뎀의 협업은 빛을 발했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테이큰’이나 ‘존 윅’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이는 영화의 이야기는 서사가 지나치게 단순하다. ‘복수’라는 주제 하나만을 갖고 달려가기 때문에 후반부는 어쩔 수 없이 힘이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시트럭’은 분명 여름에 반가운 액션 영화다. 킬링타임 영화로 이만한 작품도 흔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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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3호 (2021.06.16~2021.06.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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