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러관계 개선 전망"..푸틴 "이견 불구 건설적"

박은주 2021. 6. 1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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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스위스 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렁주에서 회담하고 있다. 제네바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양국 간 관계를 상당히 개선할 전망이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양측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건설적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평가했다.

미 CNN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별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가치와 원칙에 기반한 단 하나의 것도 포기하지 않고 두 나라 관계를 상당히 개선할 진정한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회담에서) 하러 온 것을 했다”면서 “첫 번째로 양국이 상호 이익 증진과 전 세계적 이득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용적 노력의 영역을 확인하는 것, 두 번째로 미국은 우리와 동맹의 핵심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응할 것이라는 걸 직접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 번째는 우리나라의 우선순위 및 우리의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그는 내게서 (이런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부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장소인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렁주 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신냉전이 양국을 비롯해 누구의 이익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추가로 미국 대선에 개입하거나 해킹을 할 경우에 관한 질문에는 “그는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내가 행동할 거라는 걸 안다”고 답했다.

그는 회담 내용이 양국 관계 진전으로 이어갈지는 향후 몇 달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회담이 “좋고 긍정적이었다”며 “우리는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2번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에서 2번째)이 정상회담장인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렁주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오른쪽)을 배석시킨 가운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도 이날 회담 후 독자 기자회견에서 “원칙적 기조에 따라 진행됐고 여러 문제에서 (양측의) 평가들이 엇갈렸다”면서도 “하지만 양측 모두 서로를 이해하고 입장을 근접시키는 길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대화는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이 함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과 새로운 이해와 신뢰의 수준에 이르렀나’라는 질문에는 ‘인생에는 행복은 없으며 오직 행복의 섬광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며 “현재의 (미·러 관계) 상황에서 가족 간의 신뢰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신뢰의 섬광은 비쳤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도 “기대했던 대로 아주 건설적이고 균형 잡혀 있으며 아주 경험 많은 사람이었다”며 “우리는 전반적으로 같은 언어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러 갈등 와중에 자국으로 귀국한 양국 대사들을 조만간 임지로 돌려보내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지난 3월 중순,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4월 하순 각각 모스크바와 워싱턴으로 귀국했다. 두 대사는 이날 정상 회담에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장소인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렁주 에서 악수하고 있다. 제네바 AP=연합뉴스


푸틴은 2026년에 시한이 종료되는 미국과 러시아 간 핵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대체하기 위한 핵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크렘린 관계자를 인용해 미·러 정상이 핵전쟁 방지를 위한 전략핵 안정성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양국이 사이버 안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대미 사이버 공격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미국 측에서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양국에서 복역하고 있는 상대국 수감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타협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국 외무부가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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