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암, 당뇨, 심장질환.. '육식'에 대한 경고?
[정병진 기자]
▲ 다큐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포스터 |
ⓒ 넷플릭스 |
2019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 순위에서 암이 158.2명으로 1위이고, 이어 심장질환(60.4명), 뇌혈관질환(42명), 자살(26.9명), 당뇨병(15.8명)입니다. 전체 사망자 중에서 암 사망률은 27.5%이고 전년 대비 2.5% 증가하였습니다. 같은 해 건강보험통계연보에 의하면 건강보험 암 진료비(공단부담금+본인부담금)가 8조 3538억 원(169만 명)에 달였고 매년 12%씩 느는 추세에 있습니다. 여기에 간접 비용까지 계산하면 매년 수십 조원의 막대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들어갑니다.
대체 왜 이럴까요? 다큐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에선 지나친 '육고기, 유제품 소비' 때문이라 진단합니다. 그러면서 채식으로 식생활만 바꿔도 암, 당뇨, 심장질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각종 연구 결과와 여러 의학박사(Neal Barnard, Caldwell Esselstyn Jr, Michael A. Klaper, Susan Levin, Paul Porras, Milton Mills....) 인터뷰로 밝혀 줍니다. 종교적 이유나 동물보호 차원에서 채식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암, 당뇨, 심장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채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 다큐로 처음 알았습니다.
▲ 채식으로 더 건강해졌다는 운동선수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근력을 많이 쓰는 운동선수나 노동자들은 채식만으론 체력 유지가 힘들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다큐는 근력이 강한 코끼리, 코뿔소, 고릴라도 초식동물임을 상기시킵니다. 이어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운동선수들조차 채식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몸이 좋아졌다는 것을 몇몇 운동선수 사례로 알려줍니다.
다큐 내용 중에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들도 있습니다. 가령 아이들이 즐겨 먹는 '치즈'는 "응고된 소의 고름 덩어리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치즈는 천식을 유발하고 인체에 아주 해롭다고 알려줍니다. 우유나 달걀도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소개됩니다. 우유는 유기농 우유나 일반 우유 모두 인체에 해롭긴 마찬가지랍니다. 여드름, 습진, 변비, 위산 역류, 철분 부족, 빈혈, 전립선암, 유방암, 골다공증 등의 질병이 모두 우유나 유제품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우유 자체가 호르몬 덩어리이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이 가득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유 단백질이 혈류에 유입되면 인체는 우유 단백질 항체를 형성하여 췌장을 공격하고 파괴한다고도 알려줍니다. 애초 우유는 송아지 음식이므로 인체가 잘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다큐는 달걀 노른자에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성 심장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달걀의 콜레스테롤 함유량은 쇠고기 89mg, 닭고기 85mg에 이어 많다고 합니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심장질환과 뇌일혈 등의 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미국의학협회(1972), 세계보건기구(1977), 미국 농무부/보건부(1980) 등 여러 연구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유기농을 포함한 모든 달걀이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기에 피해야 할 음식이란 사실은 여태 몰랐습니다.
▲ 미국 식단협회 후원사들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저는 거리 촛불집회에서 발언하면서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일부 참석자에게 비난을 받은 적 있습니다. 허나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육류 소비만 크게 줄여도 '광우병' 같은 무서운 질병도 생겨나지 않을 거고 암과 당뇨, 심장질환도 크게 줄어들 것이며 환경 오염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소 사육 중에 나오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대량 축산으로 땅과 수질이 오염된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육류 소비를 줄이면 인류가 직면한 지금의 식량 위기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 다큐는 그런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기 보다는 당장 자신의 몸 건강을 위해서라도 육식보다는 채식을 하라고 권합니다.
이미 육식에 익숙한 사람이 당장 완전한 채식을 실천하기란 금연 만큼이나 무척 힘든 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육식을 아예 중단하기 보다는 조금씩 줄여 가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공장식 대량사육으로 얻은 육고기가 아닌 고기라면 어쩌다 한 번씩 먹는 것도 크게 나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유익한 내용을 담은 다큐지만, 채식주의에 반론을 제기하는 전문가 의견은 전혀 없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재학급 20명, 일반학급 40명...이래선 안 된다"
- "파국 막기 위해"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단식 나선 이유
- "가상화폐도 공직자 재산신고 해야" 72.7% 압도적 - 오마이뉴스
- 왜 오마이뉴스만 이런 기사 쓰는 거죠?
- 이거 보려고 배로 4시간, 그럴 가치가 있습니다
- '내로남불' 반성한 송영길 "과감한 부동산 공급-청년장관 신설"
- '한 트럭' 증거자료 전부 낭독해야 한다는 피고인... 재판장 '쩔쩔'
- 송영길에 날 세운 국민의힘 "뜬구름 잡는 연설"
- [전문] 송영길 "국민 받들어 끊임없이 변화·발전하겠습니다"
- 김부겸 "7월 적용할 새 거리두기 개편안 20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