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잇기 근본은 말씀 읽기.. 쉬운 번역 성경 활용하라

2021. 6. 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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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 신앙의 세대를 이어가라 <21·끝> 성경 번역은 세대잇기 근간
서울 좋은나무교회 학생들이 2018년 10월 미국 워싱턴DC 성경박물관에서 중세시대 성경책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을 듣고 있다.


모든 문제에는 근본이 있다. 병을 치유하려면 반드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요양을 하고 치료를 해도 암세포를 제거하지 않으면 암은 치료되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문제는 근본 하나님과의 관계 문제다. 하나님께서는 관계 회복을 위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시고 그 모든 내용을 성경에 담아주셨다.

언어는 원래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와 대화하시기 위해 에덴에서 주신 도구다. 언어는 시대를 반영하며 민감하게 변화하고 발전한다. 시대마다 나라마다 하나님을 나타내기 위한 언어 또한 변화를 겪어왔다. 개신교의 역사는 성경번역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위클리프와 루터로부터 시작해 신앙의 조상들이 목숨을 걸고 번역한 성경이 현재 기독교의 세계화에 가장 기본적인 초석이 됐다.

한국어 성경번역의 선구자 이수정은 일본 도쿄의 로케츠쵸교회(현 시바교회)에서 한문 성경을 읽고 복음을 영접했다. 놀랍게도 그 교회는 지금도 이수정을 기억하며 교회의 귀한 역사로 간직하고 있다. 그때 그가 품었던 소망은 한국의 백성들이 읽을 수 있는 성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이수정이 번역한 마가복음을 들고 입국했고 이를 토대로 최초의 성경번역 조직인 상임성서위원회가 만들어진다.

역사는 흘러 이 시대의 우리는 보편적으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은혜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개역성경의 딱딱하고 예스러운 한글은 젊은이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영어와 한글 번역본 대조만 봐도 영어보다 한글이 시대에 따라 얼마나 변화했는지 알 수 있다. 급격한 산업화, 민주화와 교육의 발달 가운데 당연히 언어도 그 영향을 받아 변화를 겪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우리는 이 나라와 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 이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우리의 자녀들은 근래 번역된 쉬운 성경을 보며 자라났다. 이런 자녀들이 성장하며 청년부에 올라가고 장년 성도에 진입하면서 개역성경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은 이들에게 용어도 어렵고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성경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며 성경을 멀리하게 되는 큰 요인이 됐다.

하나님과의 대화인 성경을 멀리하게 되면 그들의 신앙이 삶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 성경을 읽는 것이 불편한 만큼 신앙도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것이 되고 만다. 이런 일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세대를 이어가기 위해 주변에 있는 문제들을 위해 아무리 노력하고 다스려보아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반드시 병은 재발한다.

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읽기 쉬운 언어로 자녀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자녀들이 하나님과의 대화의 통로인 성경을 알 수 있어야 하나님과의 대화가 가능하다. 그들이 알지 못하는 오래된 언어로 하나님과 소통하려고 하니,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실지언정 그들은 하나님과 대화할 수가 없다. 우리가 이 문제를 시급하게 제기해서 아이들을 위한 성경번역을 진행해야 한다.

모두가 통일된 성경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세대를 모두 잃은 후에 성경의 통일만을 고수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 것이다.

성경을 새롭게 통일해서 번역하는 것은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적게 보아도 10년에서 20년은 걸릴 것이다. 그 세월 동안 단절되어 가는 세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실적 대안은 기존에 나와 있는 쉬운 번역 성경을 병용하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최소한 교단마다 이 내용을 깊이 고민하고 가결해야 한다. 미국도 여러 성경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그것을 제한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이미 새로 번역된 성경 중에 많은 선택의 여건을 지니고 있다. 새번역, 쉬운성경, 현대인의성경 등 권위 있는 번역본들이 많이 출판된 상태이다. 교단마다 신학과 적용에 비추어 검증해 각각에 맞는 성경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시고 이루시는 분이시다. 그 말씀에는 반드시 뜻이 있고 대상이 있다. 그러므로 존 로스가 번역한 ‘예수성교젼셔’도 이수정이 번역한 ‘신약마가젼복음셔’도 어떻게든 백성들에게 성경을 읽히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하며 번역됐다. 쌓여온 성경번역의 역사와 내용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그에 담긴 조상들의 순수한 뜻을 헤아리기를 바란다. 이 시대 우리까지 말씀을 전해주신 하나님의 열심을 깨닫기를 바란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세대잇기의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자녀들에게 말씀을 읽혀야 한다. 그들이 말씀을 읽고 하나님과 대화를 할 수만 있다면 근본적인 병은 치유가 될 것이다. 그들이 남아있다면 우리의 세대잇기에는 소망이 있다.

이강우 좋은나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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