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이준석 신드롬

2021. 6. 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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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큰일 난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길거리에서 이 대표 나이의 사람을 아무나 불러올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할 것 같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나이라면 교회에서는 아직 전도사이거나 부목사일 것입니다.

젊은 정치인이 당대표가 된 것이 큰일이 아니라 진짜 큰일은 하는 것도 없이 벌써 여섯 달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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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큰일 난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로 이제 겨우 36세인 이준석씨가 선출됐기 때문입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54년 제3대 민의원 선거에서 26세로 최연소 의원이 된 후로 우리 정치사에 가장 큰 충격적 장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선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이준석 대표 주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를 보니 평소에 “준석아”라고 부르던 분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합니다. 아들 같은 이 대표와 함께 정치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마음이 어떨까요. 그동안 한국 정치판에서는 다선 경력이 자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판이 뒤바뀌어 오히려 다선은 신선하지 못하고 정쟁의 때가 많이 묻은 상징처럼 돼 버렸습니다.

여당 정치인들도 같은 입장이거나 혹은 더 당혹스러울 것 같습니다. 길거리에서 이 대표 나이의 사람을 아무나 불러올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할 것 같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후보군에 오른 이들도 계산이 복잡할 것이라 여겨지고 할 수만 있으면 나이를 깎고 싶을 것 같습니다.

큰일 난 사람은 정치인들만은 아닙니다. 기업에서도 나이 많은 이들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것 같습니다. 젊음 자체가 경쟁력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학교 선후배를 따지고 나이를 따져 형 동생으로 자리를 정해왔습니다. 장유유서의 인간관계가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이제 수천 년 만에 그런 관계가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목사입니다. 교회에서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은 담임목사는 대개 나이가 많습니다. 한국교회에서는 교회를 개척하지 않는 한 담임목사가 되려면 적어도 40세 이상은 돼야 합니다. 최근 50세 이상인 담임목사를 모시기도 합니다. 이준석 대표의 나이라면 교회에서는 아직 전도사이거나 부목사일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에서도 나이로 담임목사를 정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게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영적 지도력은 반드시 나이에 따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아버지가 20세가 넘은 아들을 꾸짖었습니다. “넌 이 나이가 되도록 제대로 하는 게 없구나. 정신 차려라.” 그랬더니 아들이 받아넘기는데 그게 가관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요셉은 나이 30세에 총리가 되고, 다윗은 같은 나이에 왕이 됐는데 아버지는 60세가 가깝도록 뭘 했나요.” 아버지가 할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젊어도 요셉과 다윗처럼 깊은 신앙생활 속에 하나님의 은혜를 자주 경험한다면 영적 지도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젊은 나이에 깊은 영성을 가지는 게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 주시기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 신드롬을 보면서 살아온 세월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먹은 나이를 줄일 수 없는 우리에게는 살아온 세월의 길이에 어울리는 영적 깊이를 가지는 것만이 해답일 것입니다. 나이에 부끄럽지 않게 성숙해야 할 일입니다. “하는 것도 없이 나이만 먹었어”라고 탄식하곤 합니다만 정말 나이만 먹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먹은 나이에 부끄럽지 않은 인격과 삶과 신앙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런데 2021년이 하는 것도 없이 벌써 여섯 달이 지나가고 있으니 정말 큰 일입니다. 젊은 정치인이 당대표가 된 것이 큰일이 아니라 진짜 큰일은 하는 것도 없이 벌써 여섯 달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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