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제발 사라져야" '샤크' 악역의 간절한 바람

오수미 2021. 6. 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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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영화 <샤크: 더 비기닝> 온라인 제작발표회

[오수미 기자]

 채여준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과 정원창, 김민석, 위하준 배우가 15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샤크 : 더 비기닝>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티빙
 
"촬영에 임할 때는 최대한 집중하려 했지만, 매순간 이러면 안 되는데 싶어서 불편했다. 이런 것들은 가상세계에서만 일어나고 현실에서는 제발 사라져야 한다."(정원창)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통쾌하고 시원한 액션 영화가 오는 17일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 

15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무비 <샤크: 더 비기닝>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정원창은 학교폭력 장면을 연기하기가 어려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샤크: 더 비기닝>은 뜻밖의 사고로 소년 교도소에 수감된 학교폭력 피해자 차우솔(김민석 분)이 종합격투기 챔피언 정도현(위하준 분)을 만나 자신의 한계를 하나씩 부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카카오페이지에서 1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액션 웹툰 <샤크>를 원작으로 각색한 이 영화는 만화적 상상력에 현실감 넘치는 비주얼을 더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연출을 맡은 채여준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기대된다. 사람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티빙을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샤크: 더 비기닝>을 만나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며 "학원 액션물이라는 장르에 속해 있지만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다. 나아가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지 않나 싶다. 살다보면 두려움을 마주해야하는 상황이 올 텐데, 그런 분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수년간 배석찬(정원창 분)으로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차우솔은 분에 못이겨 볼펜을 집어들었다가 불의의 사고로 교도소에 가게 된다. 그러나 교도소에서도 폭력은 멈추지 않았고 살인 혐의로 수감된 종합격투기 선수 정도현에게 "싸움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샤크: 더 비기닝>을 선택한 김민석은 "군대에 가기 전까지는 늘 (맡은 역할이) 비슷했던 것 같다. 저도 차우솔처럼 제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고 연기 영역을 넓히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열었다.

차우솔을 훈련시키는 정도현 역할을 맡은 위하준은 원작 <샤크>의 팬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이 워낙 매력적이었다. 종합격투기 스포츠의 팬이기도 해서 이 역할을 하면 의미 있지 않을까 했다. 제가 봐도 (정도현과) 싱크로율이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위하준 정원창, 김민석 배우가 15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샤크 : 더 비기닝>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티빙
 
한편 웹툰에서 표현된 만화같은 액션 신을 영화로 옮기면서 채여준 감독과 배우들이 가장 고민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가짜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고. 김민석은 이 때문에 영화 대부분의 장면에서 실제로 맞으면서 연기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영화에) 진짜 타격하는 장면이 되게 많다. 실제로 맞거나 실제로 때렸다. 해외 액션 영화들을 보면 카메라 커트를 전환해서 (때리는 것처럼 보이는) 액션이 많지 않나. 우리 감독님은 진짜 실제로 때리는 걸 원하셨는데 그게 되게 어려운 작업이더라. 합을 외우면서 배우들끼리 서로 안 다치게 믿고 가야 했다. 저는 사실 맞는 입장이라 버티면 되는 거였다. 촬영을 오래하면서 잠 못 자고 맛있는 것 못 먹고 소량의 칼로리로 그 액션을 해내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얼굴을 알린 정원창은 영화에서 악랄하게 차우솔을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 배석찬으로 분했다. 그는 "<경소문>에서도 학교폭력 가해자였는데 '또 나쁜 애냐'는 반응들이 많았다. 웹툰을 재미있게 본 친구들은 '너 이거 할 수 있겠냐, 그림인데도 어려운 액션이더라'는 걱정 어린 응원도 많이 해줬다. 예고편을 보니 친구들의 걱정을 던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정원창은 특히 1분 30초 동안 김민석을 때리는 롱테이크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민석은 "너무 아픈데 안 아픈척 했다. 엄청 맞았는데 '컷' 하자마자 달려가서 (정원창을) 안았다. 그런데 원창이 엉엉 울더라"고 그날을 회상했다. 이어 정원창은 "너무 마음이 안 좋아서 저녁에 보자고 했는데, 그날 저녁까지 (김민석의) 얼굴에 손자국이 남아있더라. 미안하기도 하고 오히려 제가 마음을 쓸까봐 웃어주는게 고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채여준 감독은 차우솔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을 얻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차우솔이라는 캐릭터는 원래 강자가 아니지 않나. 짧은 시간 안에 차우솔이 성장해서 (극 중에서) 복싱 챔피언과도 맞붙어야 한다. 그런 액션 신들이 리얼하게 보이려면 우솔이가 맞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배우들과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실질적으로 당장 선수에게 배운다고 해서 프로 선수처럼 싸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럼 어떤 액션을 보여야 하나. 맞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움직이다가 결국 이기는 그런 생존 액션이 필요했다. 우솔에게는 싸움이 아니라 생존이고, 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채여준 감독은 이 작품이 우리 모두에게 배석찬같은 존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작이었던 <공수도>도 학원물이었다. 그 작품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여기서 마음껏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원작을 보는데 저의 이야기 같기도 했고 각자의 벽, 각자의 두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석찬이라는 존재가 상징하는 건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차우솔같은 위치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이 작품을 보고 한번쯤 그동안 낼 수 없었던 용기를 내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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