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되자 슬쩍 로고 뗐다..대형건설사, 강남서도 '아찔 공사'

함종선 2021. 6. 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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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에서 길막고 재건축 공사
39명 사상자 낸 뒤 건설사 로고 떼기도
서울 강남의 대형 재건축 단지 공사현장. 포클레인과 트럭 등이 있고, 보행로는 없다. 함종선 기자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A건설과 B건설이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 바로 앞에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며 재건축 공사를 벌이고 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공사장 사고가 일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대형 건설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이 무색하게 위험하게 공사를 벌이고 있다.사진 왼쪽이 초등학교. 함종선 기자


15일 오전에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재건축 공사현장은 아파트 외부 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길 곳곳을 막고 공사를 벌이고 있어 주민들이 위험하게 찻길로 다니고 있었다. 2000가구가량의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라 공사 현장도 넓었는데, 인근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역 주변 역시 보행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주민들의 통행이 많은 지하철역 주변에서도 역시 위험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함종선 기자


지나가던 한 주민은 "국내 최고의 건설사 두 곳이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내걸고 짓는 아파트 공사 현장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찔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발표한 '공사장 안전대책'을 통해 시민 안전을 위해 위험구간에 대한 안전펜스 설치를 의무화하고, 버스정류장과 학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곳과 접한 건축물은 안전 확보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현장은 주민들이 공사장 포클레인과 트럭을 피해 찻길로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공사장 주볒에 보행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주민들이 위험하게 찻길로 다니고 있다. 함종선 기자

해당 재건축 공사현장을 관리하는 강남구청 재건축사업과 관계자는 "공사장 안전은 각 공사현장에 있는 '감리'가 책임지고 하는 것이고, 구청이 개별 현장을 모두 관리·감독할 수는 없다" 며 "하지만 문제가 있는 걸 알았기 때문에 오후에 현장에 나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보도블록을 까는 마무리 공사 중에 벌어진 일"이라며 "곧 끝나는 공사지만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건설의 공사현장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고용노동부가 14일부터 A건설 본사와 전국의 소속 현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하는 중이다.

3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B건설의 공사현장. 공사장 출입문에 있던 B건설사 이름을 도려냈다. 독자제공


B건설사는 39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현장에서 사고가 나자마자 회사명과 로고를 떼어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방송사·신문사 기자 등이 올 것을 대비해 공사현장에 있는 회사 이름을 도려낸 것이다.

함종선 기자 ham.jong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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