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데다 빠른 괴물.. 극장으로 달려가게 만들다
[장혜령 기자]
▲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포스터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집 밖으로 나온 가족은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하며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그날 이후 집에서만 은신하던 가족이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의 희생으로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소리를 낼 수 없어 더욱 숨 막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두 번째 이야기는 가장이 남기고 간 유산을 간직한 채 생존을 위해 똘똘 뭉친 가족애를 보여준다.
극한의 상황에서 아이를 낳자마자 몸을 추스를 새도 없이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는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와 먼 길을 떠나야만 했다. 애보트 가족은 더 나은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 있으리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길을 걷는다.
발 소리가 나지 않게 만들어 놓은 모랫길과 괴생물체의 출현을 알리는 조명 사인이 없는 세상 밖은 갑옷을 입지 않고 전쟁에 나간 군인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갓 태어난 아기까지 데리고 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은 어디서 어떤 위험이 다가올지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한 마음을 부추긴다. 애보트 가족은 애팔래치아산맥을 따라 안전한 은신처를 찾아 헤매다, 러스크 벨트 지역에 당도한다.
그러나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희망고문만 가중되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다. 설상가상으로 마커스가 덫에 걸리며 위험에 빠지고 가까스로 이웃이었던 에밋(킬리언 머피)을 만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에밋은 그날 이후 두 아들과 아픈 아내를 잃은 뒤 절망에 빠져 누구의 도움도 받고 싶지 않아 했다. 남겨진 사람들의 끔찍한 변화를 목도했기에 타인을 믿지 못해 홀로 고립을 자처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매일 밤 모닥불을 피우며 생존 소식을 알리며 무언의 도움을 구했던 리의 신호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이기심을 또 다시 드러낸다.
결국 에밋은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온 애보트 가족에게 빠른 시일 내에 떠나줄 것을 요구하지만, 다음날 레건은 말도 없이 혼자 생존자를 찾아 사라진다.
▲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장르적 쾌감과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한 영리한 속편이다. 1편이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의 희생이었다면 2편에서는 두 남매가 주축이 되어 어른을 지켜준다. 장소를 집에서 외부로 넓힌 만큼 등장인물과 이야기도 확대되었다. 가족을 지켜주던 아빠가 사라졌다는 것은 울타리가 사라진 것과 같기에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진화해야 했다. 아이들은 1편에서 리가 밝혀낸 괴생명체의 약점을 이용해 영리하게 도망치는 방법을 터득하며, 스스로 지켜내기 시작한다.
▲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한편 영화는 새로운 멤버 킬리언 머피를 등장시켜 이야기와 공간을 확장했다. 1편의 위기에 또 다른 위기가 겹겹이 쌓이는 형식을 띤다. 킬리언 머피는 이번 작품에서 친구 리의 딸 레건과 함께 유사 가족의 형태 즉, 부녀지간의 호흡으로 위기를 모면해간다. 가족을 잃으면서 입은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그는 애보트 가족을 보며 차차 상처를 치유해간다.
청력이 발달한 괴생명체는 더욱 진화했고, 빠르다. 1편보다 더 화끈해진 설정으로 액션 비중이 커졌다. 또한 1편에서 잘 보여주지 않았던 괴생물체의 온전한 비주얼을 등장시켜 활강하는 풀샷으로 심장을 강타한다. 무엇보다 '소리'를 체험하는 영화답게 소리 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의 숨죽임과 예측 불가한 에피소드까지 상상 이상의 장면으로 청각적 공포 효과를 끌어올렸다.
따라서 방구석에서 스트리밍을 중단하고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 오감 만족의 즐거움을 누리기에 최적화된 영화다. 1편을 보지 않았다고 해도 무리 없이 이입할 수 있다. 인상적인 오프닝에서 1편에서 벌어졌을 참사를 그대로 목도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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