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순옥적 허용도 한계..시즌제와는 안 어울리는 막장

장수정 2021. 6. 1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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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3' 2회 만에 시청률 하락
'결사곡2' 전 시즌 대비 큰 폭 하락
ⓒSBS

지난 주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케 한 두 장면이 있었다. 첫 번째는 '펜트하우스2'에서 사망했던 로건 리를 연기한 박은석이 화려한 레게머리와 문신을 한 채 로건 리의 형 알렉스 리로 재등장한 것이다. 황당함이 가시기도 전에, '결혼작사 이혼작곡2'에서는 노주현이 혼령으로 부활했다.


막장 드라마가 시즌제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단점만 드러낸 꼴이 됐다.


지난 4일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3'가 첫 방송됐다. 지난해 10월 시즌1 방송 당시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두자리 수를 돌파하며 지금까지 시청률 고공행진 중이지만, 최근 다소 무리한 설정으로 논란을 빚으며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펜트하우스3'에서는 지난 시즌에서 사망한 로건 리(박은석 분)의 형 알렉스 리가 등장했다.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는 죽은 사람이 갑자기 부활하는 것은 큰 반전도 되지 못할 만큼 각종 파격들이 이어졌었다. 네티즌들은 이를 막장 드라마만의 재미로 여기며 '순옥적 허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앞서 로건 리의 사망으로 시즌2가 마무리됐음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아직 모른다',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올 것'이라는 추측을 자연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박은석의 재등장은 엉뚱한 파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레게머리, 문신 등 충격적인 비주얼로 등장한 알렉스 리를 두고 일부 해외 팬들이 흑인을 희화화했다며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을 한 것이다. 결국 박은석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접근법이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이번 상황이 아니더라도 '펜트하우스'는 시즌2부터 다소 무리한 전개로 첫 시즌만 못한 화제성을 보여왔다. 시청률은 20% 내외로 여전히 높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순옥적 허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개연성 부족한 전개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지난 방송에서는 17.5%의 시청률을 기록, 첫 회가 보여준 19.5% 보다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TV조선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2'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김동미(김보연 분)의 배신을 알게 된 이후 사망했던 신기림(노주현 분)이 귀신으로 재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앞서 귀신에 빙의돼 레이저를 발사하는 캐릭터를 등장시키기도 했던 임성한 작가는 이번에는 혼령 등장으로 충격을 선사하려 했으나, 이 역시도 시청자들에게는 큰 흥밋거리가 되지 못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2' 역시 전 시즌대비 대폭 하락한 5.1%의 시청률을 기록, 화제성에서 한층 멀어진 모습을 보였다.


시즌을 거듭하며 그동안 시청자들이 크게 문제 삼지 않은 부분까지 단점이 되는 모양새다. 인종 차별이라는 문제를 제외하면, 앞선 지적들은 그동안 막장 드라마가 꾸준히 드러내 온 문제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막장 드라마는 개연성은 다소 부족해도 스피드 하게 밀어붙이는 전개 방식으로 단점을 가려왔다. 자극적인 설정 혹은 충격적인 엔딩으로 다음 회차를 또 보게 만드는 힘도 컸다.


그러나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방송되는 시즌제로는 빠른 전개로 가리던 비현실성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됐다. 특히 '펜트하우스3'의 경우 주 1회라는 새로운 편성을 시도하면서 이 같은 단점이 더욱 부각됐다. 시즌이 거듭되며 유사한 반전들이 반복됐고, 충격이 무뎌진 부분 또한 있을 것이다.


과거 주로 아침드라마 혹은 주말드라마로만 한정됐던 막장 드라마가 평일 안방극장에 편성되면서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었다. 이번 '펜트하우스'와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를 통해 장르물에서 주로 시도되곤 했던 시즌제에도 도전하며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다. 물론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최근 이례적으로 20%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마지막 시즌 드러낸 심각한 문제점들을 생각하면 결코 '시즌제'의 성공을 논하기는 힘들 것이다. 편성이 다변화된 최근이지만, 콘텐츠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시도는 언제든 실패를 야기할 수 있다.

데일리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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