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운의 열공] 추다르크의 그 말, "이용구는 그럴 분이 아니었다"

이배운 2021. 6. 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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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는 눈가리개를 둘러 두 눈을 가린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죄인이라면 신분고하를 막론해 선입견을 버리고 공명정대하게 판결을 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판사 출신인 추 전 장관은 두 눈을 가린 유스티티아의 정신을 분명 배운적 있었을 것이고, 마땅히 이를 실천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그럴 분이 아니었다"는 한마디에는 판사로서의 공명정대함과 분별력이라곤 온데간데 없고 허술한 선입견과 변명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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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영상 공개에도 '내 식구 감싸기' 먼저?..판사의 '공명정대'는 어디로?
추미애·박범계, 이제는 '법조인' 아닌 '법조의 탈 쓴 정치인'일 뿐..검찰개혁 칼자루 휘두를 자격 없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는 눈가리개를 둘러 두 눈을 가린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죄인이라면 신분고하를 막론해 선입견을 버리고 공명정대하게 판결을 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부터 강단있는 성품으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이고 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택시기사 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용구 전 법무차관에 대해 "상당히 신사적인 분"이라며 "어디 가서 누구를 때리거나 할 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전 차관이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쥐는 명백한 증거 영상까지 공개된 와중에도 추 전 장관의 내 식구를 감싸려는 듯한 발언은 국민들의 비웃음을 사기 충분했다. 운전 중 느닷없이 폭행 당한 것으로도 모자라 '증거인멸 가담' 혐의까지 엮여 입건된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일 테다.


판사 출신인 추 전 장관은 두 눈을 가린 유스티티아의 정신을 분명 배운적 있었을 것이고, 마땅히 이를 실천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그럴 분이 아니었다"는 한마디에는 판사로서의 공명정대함과 분별력이라곤 온데간데 없고 허술한 선입견과 변명만 남게 됐다.


세월의 풍파에 휩쓸려 이미 법조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망각한 것인지, 아니면 내 식구면 일단 감싸고 보는 기성 '꼰대' 정치인의 태도를 은연 중에 드러낸 것인지, 이런 저런 의구심만 차오른다.


그런 추 전 장관이 지난해 법무부 장관으로 중용되고 "이 나라의 법치를 바로 세우겠다"며 눈만 뜨면 검찰개혁의 노래를 불렀으니, 서초동에 갈등과 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후임자인 판사 출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취임 한 달 만에 공식 석상에서 "저는 법무부 장관이지만 기본적으로 여당 국회의원"이라며 법조인 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우선하고 있음을 스스로 자인하고 공표했다.


검찰개혁의 당위성에는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지만, 그 칼자루를 법조의 탈을 쓴 현 정권의 정치인들이 휘두르는 것에는 몸서리를 치며 반대한다.


어떤 집단최면과 주술에 걸렸는지 항상 자신들만 옳다는 망상과 병든 이분법의 진흙탕에서 헤매고 있는 자들로부터 검찰개혁의 고삐를 하루빨리 되찾아오는 것, 이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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