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관 안 올거야.." 혼자였던 女중사 생전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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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이 모 중사가 국선변호사와 성고충 상담관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해 불안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유족 측은 15일 이 중사가 지난달 7일 군검찰 피해자 조사를 앞두고 부친과 나눈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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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사는 전화번호 안알려주고, 상담관은 개인연가"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이 모 중사가 국선변호사와 성고충 상담관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해 불안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유족 측은 15일 이 중사가 지난달 7일 군검찰 피해자 조사를 앞두고 부친과 나눈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통화녹취에는 군검찰 조사를 앞둔 고인의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유족 측이 이날 언론에 공개한 통화녹취에 따르면 이 중사는 아버지와 통화에서 국선변호사가 ‘영외 전화번호’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이 중사는 “전화번호를 군내 전화번호로 가르쳐 줘가지고 자꾸…. 내가 영외 전화번호를 다시 찾아야 된다”며 “난 지금 (휴가 중이라) 인트라넷을 못 쓰는데”라고 말했다.
당시 이 중사는 성추행 피해 신고 후 두 달간의 청원휴가를 마친 뒤 자가격리를 하고 있었다. 군사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군검찰이 이 중사의 청원휴가 및 격리 기간을 고려해 피해자 조사 일정을 조율하던 시점이기도 했다.
‘(국선변호사가) 결혼한다고 정신이 딴 데 가 있구먼’이라며 달래는 부친의 말에 이 중사는 “그러니까”라고 답한 뒤 “이번에 (국선변호사를) 바꿔 달라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초기부터 이 중사의 상담을 맡았던 부대 내 성고충 상담관에게도 더는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불안해했다.
이 중사는 ‘상담관이 국선변호사를 바꿔 달라고 해도 된다느냐’는 부친 질문에 “지금 군내에 있던 상담관도 수술한다고 개인 연가를 해서 없다”며 “내가 지금 요청할 수 있는 건 계속 상담받던 서산 시내 (민간) 상담관뿐”이라고 토로했다.
‘상담관은 언제 오느냐’는 부친의 거듭된 질문에는 “안 올 것 같은데…”라며 “22일 뒤에 온다는데, 오면 한참 뒤인데 뭘”이라고 답했다.
당시 이 중사는 코로나19 격리 때문에 외출이 불가능했는데, 상담관이 자리를 비우면서 부대 내 도움을 요청할 곳이 사라진 것이다.
이 중사가 계속 불안해하자 부친은 ‘군검사는 가해자 잘못을 끄집어내는 사람이고, 너는 피해자니, 예민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너의) 입장을 대변해 줘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라고 국선변호사 배석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이 중사는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은 그런 얘기까진 머리가 아프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후 이 중사는 자가격리가 끝난 뒤 5월 18일 제20전투비행단에서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속했고, 나흘만인 같은 달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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