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평화 염원하는 위로의 영화제들이 온다
[오상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와 꺾이지 않는 확산세로 지난해에 대부분 축소, 비대면 전환됐던 국내 영화제들이 전주국제영화제를 기점으로 잇달아 순조롭게 마무리하거나 개최를 준비 중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GV 현장 |
ⓒ 오상환 |
지난 4월 29일부터 열흘간 정상 개최한 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극장 상영 회차 93.3% 매진, 온라인 관람, 전년 대비 81% 증가라는 고무적인 성과를 낳았다. 2020년 주요 영화제 중 처음으로 비대면 개최를 선언한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이후 개최를 준비중이던 다른 영화제들에도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 제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현장 안내 부스 |
ⓒ 오상환 |
올해로 9회를 맞은 디아스포라영화제도 5월 21일부터 사흘간 개최됐다. 2015년부터 5년간 이어온 인천아트플랫폼 상영 대신 작년부터 CGV인천연수로 장소를 옮겨 규모와 일정을 줄이고, 디아스포라의 의미에 부합한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만남에 주력했다.
▲ 서울환경영화제 현장 안내 부스 |
ⓒ 오상환 |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부터 극장 상영을 이틀로 줄인 서울환경영화제는 올해도 이틀간의 극장 상영과 디지털 상영, TV 방영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비록 환경영화제의 오랜 전통인 참여 행사는 적었지만,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관객들과의 만남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이탈리아 모더니즘의 거장이자 공간의 시네아스트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특별전을 마련, 열 편의 대표작을 극장과 디지털로 상영해 시네필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밖에 하라 카즈오, 조너선 노시터 등 거장들의 다큐, 개발과 자본의 그늘에 집중한 한국 다큐 수작들로 환경영화의 범주를 확장해 눈길을 끌었다.
제3회 평창국제영화제, 세이프 컨텍트 표방하며 개막 앞둬
▲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 <무녀도> 포스터 |
ⓒ PIPFF |
'영화제의 얼굴' 개막작으론 안재훈 감독의 <무녀도>가 선정됐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표 작가인 안 감독의 '한국 단편 문학 애니메이션' 마지막 프로젝트이자, 종교를 화두로 삼은 장편 뮤지컬 애니메이션인 <무녀도>의 개막작 선정에 대해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동양과 서양, 무속과 기독교의 대립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는<무녀도>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갈등의 세계'에 화두를 던진다"고 전했다.
또한 개막작 상영과 함께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 전시를 마련하고, <순수한 기쁨>과 <소중한 날의 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소나기> 등 안재훈 감독 대표작 상영,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될 예정이다.
총 10개의 섹션으로 분류된 26개국에서 온 78편의 영화들 중 베를린, 베니스, 선댄스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았던 작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여성의 삶에 대한 관심과 여성적 연대에 집중한 영화들이 대거 포진된 국제장편경쟁 부문에는 <웬디>와 <멈추지 않아>가 눈길을 끈다. 2012년 데뷔작 <비스트>로 칸영화제 신인감독상과 선댄스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벤 제틀린 감독의 8년만의 신작인 <웬디>는 피터팬이 아닌 웬디를 주인공으로, 피터팬 신드롬을 재해석한 매혹적인 동화로 강렬한 미장센이 인상적이다.
▲ <유쾌한 바흐만 선생님>의 한 장면,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으로 이민자 아이들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교육자의 이야기. |
ⓒ PIPFF |
세계 각국의 다양한 화제작을 소개하는 스펙트럼 섹션에선 거장들의 신작들과 동시대 삶의 풍경을 아우르는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유쾌한 바흐만 선생님>은 소도시 작은 학교의 교사를 통해 차이와 편견, 충돌과 공존을 말하는 보석 같은 다큐멘터리로 꾸밈없는 감동과 시대적 화두를 던진다.
▲ 북한과 프랑스의 합작영화 <모란봉>의 한 장면. |
ⓒ PIPFF |
북한과 관련된 영화들을 한데 모은 평양시네마 섹션에는 북한-프랑스 최초의 합작영화 <모란봉>, 서구 영화들을 경험한 북한 사람들을 관찰한 <더 판타스틱>이 눈길을 끈다.
▲ 야외상영작 <송해 1927>의 한 장면, 희극인 송해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았다. 송해가 직접 무대 인사를 할 예정이다. |
ⓒ PIPFF |
그밖에 대한민국 최장수 MC이자 엔터테이너 송해의 일상과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 <송해 1927>,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 <유코의 평형추>, 바캉스 영화의 거장 기욤 브락의 신작 <전원, 승차> 등 다양한 화제작들과 강원도 영화들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시네마틱 강원' 섹션 등 다채로운 주제와 완성도를 갖춘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전년 대비 예매율이 225% 증가하며 순조로운 청사진을 보인 평창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알찬 프로그램으로 안전한 희망의 영화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평창국제영화제 이후에는 미쟝센단편영화제(6/24~6/30), 서울여성독립영화제(7/1~7/4),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8~7/18),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7/1~7/7), 제천국제음악영화제 (8/12~8/17), 서울국제여성영화제 (8/26~9/1) 등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16mm 작품 10편과 35mm 작품 8편의 필름 상영을 마련해 의미를 더한다. 작년 팬데믹으로 인한 축소 개최에도 장르영화축제로서의 위엄을 자랑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관객용 패키지인 비판홀릭이 판매와 동시에 매진되는 등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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