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아들 수면제 60알 먹여 살해..中 울린 80대 노모
중국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는 40대 지적장애 아들을 살해한 80대 노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광저우 중급인민법원에서는 광둥성(廣東省)에 거주하는 88세 노모 A씨에 대한 공개 재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 2017년 다운증후군을 앓던 47세 아들 B씨에게 수면제 60알을 먹여 살해한 혐의다.
법정에 선 A씨는 “2017년에 아들 밥을 짓던 중 계단에서 미끄러져 의식을 잃었다. 두 시간가량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문득 47세 아들은 혼자서는 살 수 없었고 만약 내가 죽으면 아들이 혼자 고통스럽게 세상에 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나뿐이었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A씨는 얼마 뒤 다량의 수면제를 구해 아들에게 먹여 살해했다. A씨는 수면제 60알을 먹인 뒤 아들이 죽어가는 것을 옆에서 고통스럽게 지켜봤다. 아들의 숨이 완전히 멈춘 것을 확인한 A씨는 곧장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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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지적장애 판정받자 평생 아들 위해 헌신
A씨는 결혼 후 6년 만에 아들을 얻었다. 아들은 5세가 되도록 걸음마조차 떼지 못했다. 더딘 아들의 발달은 10대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아들은 17세 무렵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둘째를 포기하고 첫 아들에게만 집중했다.
A씨 부부는 아들에게 글과 말하는 법을 가르쳤다. 아들은 15살 때 처음으로 ‘엄마’라는 말을 하고 정상인처럼 걷게 됐다.
A씨 부부는 아들에게 평생의 짝을 맺어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고가의 예물과 집 한 채도 준비했으나 정상적인 결혼 생활이 불가능한 다운증후군 아들과 선뜻 결혼하겠다는 여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 30세가 된 아들의 병세는 날로 깊어졌다. 뇌 위축증 진행으로 지능이 더 떨어졌으며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해졌다. 장시간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했다. A씨는 아들의 몸에 욕창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에 여러 차례 몸을 닦는 일로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살아오던 2017년 어느 날, A씨는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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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로 태어나 평생 고생하게 해서 미안해”
법정에 선 A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아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이번 생에 (나의) 아들로 태어나서 평생을 고생하게 만든 것이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A씨가 최후변론이 이어지는 동안 현장에 있었던 재판장과 변호인은 모두 침묵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고의 살인죄는 인정하지만, 살해 동기와 그가 자수범이라는 점,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징역 4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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