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삼성전자가 영역 넓힌다.. CPU 시장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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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인텔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애플, 퀄컴, 삼성전자 등이 노트북 두뇌로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CPU 시장의 절대강자인 인텔은 기술 개발이 정체되면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인텔이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에 취해 기술개발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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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진영 노트북 시장까지 공략
절대강자 인텔은 기술 개발 정체
그동안 인텔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애플, 퀄컴, 삼성전자 등이 노트북 두뇌로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위기 반전의 일등공신은 애플 M1 칩셋이다. M1은 애플이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4를 기반으로 만든 노트북 및 컴퓨터용 칩셋이다. 맥북에어, 맥북프로, 아이맥 등 애플의 최근 신제품에 탑재되며 시장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인텔 진영의 최고 사양 CPU에 필적하는 성능을 내면서도 발열도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M1보다 성능을 강화한 M2도 준비 중이며 14형·16형 맥북프로 신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퀄컴도 5G를 탑재한 컴퓨터용 칩셋 스냅드래곤 8cx 플랫폼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모바일 AP 브랜드인 스냅드래곤을 노트북 영역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2세대 스냅드래곤 8cx를 내놨고 삼성전자 갤럭시 북S, 레노버 플렉스 5G, 에이서 스핀 7 등에 탑재됐다.
이들이 PC 시장까지 넘보는 이유는 스마트폰 AP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애플 M1, 퀄컴 스냅드래곤 등은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코어를 기반으로 설계한다. ARM 코어는 원래 저전력에서 간단한 성능을 구현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주로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복잡한 연산이 필요하지 않은 곳에 사용됐다. 하지만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이 상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도 ARM 코어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최근 열린 컴퓨덱스 2021에서 자사의 RDNA2 게이밍 아키텍처를 엑시노스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엑시노스의 그래픽 성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AMD가 힘을 합친 엑시노스 차세대 버전은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이 탑재될 전망이다. 아울러 노트북에도 엑시노스를 확대 적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반면, CPU 시장의 절대강자인 인텔은 기술 개발이 정체되면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인텔은 수년째 10나노 공정에서 머물고 있고, 7나노 공정은 2023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에 취해 기술개발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ARM 진영이 노트북 시장을 점령하기까진 몇 가지 넘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 운영체제(OS) 문제다. 윈도우는 인텔 CPU에 맞게 설계돼 있어서 ARM 기반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에 MS는 ARM용 윈도우를 내놨지만, 아직 호환성 등에서 인텔용 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하기 때문에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구현했지만, 다른 업체들로선 만족스러운 OS가 나올 때까지 점유율 확대가 어렵다.
인텔의 반격도 예상된다. 인텔은 올해 초 팻 겔싱어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겔싱어 CEO는 1979년 인텔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저력 있는 인텔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면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인텔은 올해 5월 11세대 인텔 코어 모바일 H 시리즈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시장 수성에 나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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