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길 열다

최용재 2021. 6. 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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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 결승 골 넣은 손흥민.

파울루 벤투호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비난의 중심에 섰고, 환호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차 목표인 최종 예선 진출은 달성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차 예선 H조 최종전 레바논과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힘겨운 승부였다. 한국은 전반 12분 레바논 하산 사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끌려다녔다. 레바논의 '침대 축구'에 집중력을 잃었다. 하지만 후반 6분 송민규(포항)의 헤딩 슈팅이 레바논 수비수 마에르 사브바의 머리를 맞고 굴절돼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19분 손흥민(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5승 1무, 승점 16을 기록하며 H조 1위로 최종 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키웠다. 한국은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1차전부터 6차전까지 벤투호는 하락세와 상승세를 모두 겪었다.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에 가까스로 2-0으로 승리하며 불신이 시작됐다. 2차전에서 최약체 스리랑카에 8-0으로 승리하며 반전 하는가 싶더니, 3차전 북한, 4차전 레바논전을 연이어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4차전 무득점 무승부는 한국이 그동안 레바논을 상대하면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최초의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자면 한국은 39위로 2차 예선 같은 조에서 압도적으로 높다. 레바논(93위), 북한(109위), 투르크메니스탄(130위), 스리랑카(204위) 등 한국과 비교해 한참 수준이 낮은 팀들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과 프랑스를 접수한 황의조(보르도) 등 아시아 최고의 스쿼드를 가지고도 약체를 시원하게 이기지 못하는 벤투호는 신뢰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일본과 평가전 0-3 패배는 벤투호를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다.

2차 예선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흐름은 달라졌다. 한일전에 차출되지 못했던 손흥민, 황의조 등 최정예 멤버들이 모였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베이징 궈안)도 합류했다. 북한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H조 결과에 북한전을 모두 무효로 한 채 순위를 재조정했다. 한국은 조 2위에서 조 1위로 후반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벤투호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5일 투르크메니스탄에 5-0 대승을 거둔 후 9일 스리랑카전도 5골 폭죽을 터뜨리며 5-0 완승을 일궈냈다. 공격과 중원, 수비까지 강팀의 면모를 제대로 갖췄다는 평가도 들었다. 자연스러운 2차 예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상승 곡선도 최종전 레바논전에서 흔들렸다. 스리랑카전에서 주축 멤버들에게 휴식을 부여했음에도 레바논전 초반에는 6월 2차 예선 3경기 중 최악의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은 레바논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2차 예선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전 두 경기처럼 약팀을 압도하지도 못했다. 레바논의 '대놓고 수비'를 효율적으로 뚫는 방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최종 예선 1위 진출의 기쁨을 누리는 자리에서 환하게 웃지 못한 이유다.

레바논전 경기력은 최종 예선에서 풀어야 할 숙제를 받은 것과 같다. 최종 예선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아시아 최강 호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다. 2차 예선에서 고전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 축구가 최근 10여년 동안 최종 예선에서 순탄했던 역사 또한 없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팬들에게 가까이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많은 팬이 와주신 만큼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2차 예선에서 팬들의 도움 덕분에 최종 예선으로 갈 수 있었다. 최종 예선에도 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시 만나서 같이 웃고, 같이 좋아하고, 같이 세리머니하는 그런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고양=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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