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김우남, KDI 홍장표..임기 말 공기관 '낙하산' 잡음
김우남(한국마사회장)ㆍ홍장표(KDI 원장)ㆍ이삼걸(강원랜드 대표)….
세 명에겐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올 상반기 취임한 공공기관의 기관장이라는 점이다. 둘째, 여당 혹은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란 점이다. 셋째, 벌써 기관 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3선 의원 출신 김우남 마사회장은 측근을 특별 채용하려다 직원이 만류하자 폭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최근 청와대 감찰을 받고 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현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아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일명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러다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하자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KDI 원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최근 원장으로 선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강원랜드는 ‘특급 소방수’를 투입해도 모자랄 판이다. 지난해 창립 22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다. 그런데 올해 3월 사장으로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2차관을 선임했다. 앞서 1월엔 부사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ㆍ심기준 의원 보좌관 출신인 심규호 전 L&P 코스메틱 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기업 인사에서 부적격자, 낙하산ㆍ보은 인사가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 337개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기관 임원 2727명을 분석한 결과 466명(17%)이 이른바 ‘캠코더(캠프ㆍ코드ㆍ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로 의심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 힘은 “기관장 3명 중 1명꼴로 대통령 캠프 출신 등 친문 인사로 채웠다”고 지적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만성 적자에 따른 경영 악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 임직원 비리 척결같이 곳곳에서 난제(難題)에 둘러싸인 공기업을 개혁하려면 전문성과 과감한 리더십을 갖춘 기관장이 필요한데 자격 미달인 경우가 많다”며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과거 정부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체 350곳 중 200곳 가까운 공공기관 기관장이 공석 혹은 임기 만료로 교체 예정이다.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구속 판결 이후 차기 정부에서 물갈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임기 말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임명 전부터 논란을 일으킨 기관장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공기업 노조와 타협하면서 비효율과 방만경영의 악습에 빠진다는 점이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낸 이해영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 기관에 대한 이해 등 최소한의 자격 요건만큼은 사전에 검증하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며 “해묵은 문제라 고양이 목에 방울 달 듯 결국 최종 인사권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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