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달인] "여기 계셨다니" 부산 구름 유산슬과의 만남

김태훈 2021. 6. 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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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강남을 홀연히 떠났던 중식의 고수가 부산의 작은 동네에서 발견됐다.

전국을 누비며 달인들의 놀라운 비법을 직접 보고 느끼는 필감산 셰프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달인의 가게 앞에서 "그 분이 (부산)이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달인을 소개했다.

시그니처 메뉴는 역시 구름 유산슬.

구름 유산슬과 함께 차돌박이 짬뽕도 양석정 셰프의 가게가 자랑하는 인기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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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유산슬 ⓒ SBS 생활의달인

20여년 전 강남을 홀연히 떠났던 중식의 고수가 부산의 작은 동네에서 발견됐다.


13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 은둔식달 코너에서는 부산 남구에 위치한 맛집(차****)을 소개됐다.


전국을 누비며 달인들의 놀라운 비법을 직접 보고 느끼는 필감산 셰프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달인의 가게 앞에서 “그 분이 (부산)이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달인을 소개했다.


1970~80년대 만다린-중국성-함지박과 함께 강남 4대 중식집으로 꼽혔던 만리장성에서 고급요리로 실력을 뽐냈던 양석정(64·경력50년) 셰프가 이날 방송의 달인이다.


옛 명성에 걸맞게 맛은 살아있었다. 동네 손님들도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기에 있기만은 아깝다” “맛의 수준이 너무 높다”고 말할 정도다.


구름유산슬 달인의 가게. ⓒ SBS 생활의달인

시그니처 메뉴는 역시 구름 유산슬. 강남 만리장성의 대표음식이었던 구름 샥스핀을 유산슬로 옮겨와 구름 유산슬을 만들었다. 폭신폭신한 구름을 끼고 있는 것처럼 보여 일명 "구름유산슬로" 불린다.


머랭을 유산슬과 합쳐 재해석한 구름 유산슬은 포슬포슬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머랭의 부드러움 덕분에 류산슬의 맛은 더욱 살아났다. 유산슬의 하얀구름은 달걀흰자로 만든다. 그래서 더욱 부드럽고 담백하다는 평가다.


직접 만드는 간장부터 다르다. 죽순으로 속을 채운 해삼을 놓고 특별 조리 과정을 거쳐 간장을 만든다는 자체만으로도 고수의 레벨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게 제조한 간장에 연근과 목이버섯이 들어간 비법 채수를 더하면 구름 유산슬이 완성된다.


필감산 셰프는 고추 기름을 살짝 뿌려 먹으면 더 맛있다는 팁도 전했다. 필감산은 “전설은 살아있었다. 만리장성은 지금 없지만, 그때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이곳 부산으로 가져온 것 같다”고 호평했다.


구름 유산슬과 함께 차돌박이 짬뽕도 양석정 셰프의 가게가 자랑하는 인기 메뉴다. 지금처럼 빨간 국물이 아닌 80년대식 짬뽕처럼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의 차돌박이 짬뽕은 말 그대로 진짜 옛날 짬뽕이다. 깔끔하고 담백하면서 걸쭉한 느낌의 차돌짬뽕은 불맛도 느낄 수 있다.


50년 경력의 양석정 셰프. ⓒ SBS 생활의달인

산둥이 고향인 화교출신으로 14세부터 중식도를 잡은 그는 강남 만리장성에서 활동하다가 1993년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본가가 부산에서 있는 아내의 바람을 따라 강남에서 쌓은 명성을 뒤로하고 부산으로 내려온 양석정 셰프는 과거 한 접시에 80만원짜리 요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내는 “나를 만나 이곳으로 오면서 이제는 탕수육을 만들지만...”이라며 웃었지만, 명성을 숨겨도 실력은 드러난다. 경지에 이른 고수의 실력을 맛보기 위한 미식가들의 부산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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