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32살차' 이준석에 "큰 일 하셨다..우리나라 변화 조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을 출발하기 직전인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아주 큰 일을 하셨다. 훌륭하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유력 정당의 ‘30대 대표’가 탄생한 것과 관련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며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이 대표는 36세다. 68세인 문 대통령과는 32년의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국면이라 당 차원이나 여의도 정치에서는 대립이 불가피하더라도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와는 협조해 나가면 좋겠다”며 적극적 소통과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이 대표는 “협치의 모델을 잘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방역 문제에는 국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같이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진심을 담아 통화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문 대통령 역시 정치 개혁과 쇄신을 늘 강조해왔기 때문에 여야를 떠나 이 대표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 발언 내용을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내부 회의에서도 이 대표와 관련된 언급이 적지 않았을 만큼 문 대통령도 야당 전당대회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이 대표와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여야 5당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여ㆍ야ㆍ정 협의체’를 3개월 단위로 정례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철희 정무수석이 다음 주 초 국회를 방문해 이 대표에게 직접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협치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구체적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이 수석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해 “단단히 준비된 사람으로, 저렇게까지 성장하는 것에 대해 놀랐다”며 “다른 정당에도 자극이 되는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에서는 특히 이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것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당으로서 국정에 협조할 부분이 있다면 그 또한 야당의 역할”이라고 말한 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 대표와 통화한 직후 G7 정상회담 등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이 대면 다자외교 무대에 나서는 것은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의 이후 18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11∼13일(현지시간) 2박 3일간 영국에서 G7 확대 회의 3개 세션에 참석한다. 이 기간 영국, 호주, 유럽연합(EU)과의 양자 회담 일정도 잡혀있다. 이어 오스트리아(13~15일)와 스페인(15~17일)을 국빈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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