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패스'가 독점한 본인확인시장..토스·국민銀, 방통위 문턱 넘을까

최은수 2021. 6. 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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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심사서 탈락한 토스 '재도전'·국민은행도 도전장
민간인증서 시장 개방에 금융권·IT업계 본인확인기관 지정 '눈독'
본인확인기관 통신3사가 독점.."방통위 심사 지나치게 까다롭다" 지적도
위에서부터 토스와 국민은행 로고.ⓒ각 사

KB국민은행과 토스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본인확인기관 심사를 신청하면서 이동통신3사의 본인확인 시장 독점 구조가 깨질지 주목된다. 방통위가 지난해 본인확인기관 추가 지정에서 사업자 모두를 탈락시킨만큼 심사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지만, 민간 인증서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들의 본인확인 서비스 운영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11일 방통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토스는 '2021년도 본인확인기관 지정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방통위는 두 법인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90일~120일 내로 심사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


앞서 지난 3월 본인확인기관 심사에서 탈락하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지정심사에 깜짝 불참했다. 두 기업 모두 향후 심사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스는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 발급 설비 미보유'를 이유로 지난 3월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탈락했지만 이를 보강해 재도전에 나섰다. 또 국민은행은 처음으로 본인확인기관 심사를 신청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본인확인 서비스는 사이트 가입이나 금융상품 개설 시 이름, 성별, 휴대번호 등을 입력하는 인증 절차를 걸쳐 이용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인증하는 절차이며, 법에서 정한 기관만 할 수 있다.


이에 본인확인 기관이 아닌 곳은, 서비스 가입 단계부터 타 플랫폼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아이핀, 신용카드사 등이 기관으로 지정돼있지만, 사실상 이통3사가 '패스(PASS)' 앱 등을 통해 본인확인 시장을 약 98% 독점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본인확인기관 시장은 통신사가 독식해 다른 기업들이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지난번 심사에서 네이버,카카오, 토스 등이 떨어졌지만 통신3사는 패스 앱을 만들고 광고도 실어 수익을 창출하며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3사 '패스' 앱 이미지 캡쳐.ⓒ데일리안 최은수 기자


하지만 최근 온라인에서 결제, 송금 등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본인확인 인증 수요가 늘어나자 IT업계와 금융권 등에서는 본인확인기관 추가 지정에 눈독을 들여왔다. 타 본인확인기관을 거칠 필요 없이 자사의 앱 내에서 모든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또한, 정부기관 등 최고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기관에서는 ‘실지명의 확인’ 기반의 인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본인인증’ 사업자가 ‘본인확인기관’이 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 공인인증서 폐지로 민간 인증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추가 지정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 민간 인증서에 신규 가입하려면 본인확인 서비스를 거쳐야 해서다. 이에 민간 인증서 기업들은 통신3사에 상당 부분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심사에 신청한 국민은행도 자체 개발한 민간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해 민간 인증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 연말 정산 간소화 서비스 시범 사업자에 선정됐고 가입자가 최근 800만명을 넘어섰다.


토스 역시 '토스인증서'를 통해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 이용은 물론, 금융기관 상품 가입 때 토스앱을 이용해 지문 등 생체인증이나 핀(PIN)번호로 간편하게 인증을 마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발급건수가 2300만건을 넘어섰다.


다만 통신3사가 오랫동안 독점해온 시장인 데다가 지난해 네이버, 카카오, 토스 모두 추가 지정에서 탈락해 방통위 심사 기준이 워낙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어 심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방통위의 심사 기준이 통신3사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같은 일각의 추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토스 관계자는 “본인확인기관 재도전을 통해 금융분야에서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고 편리성과 안정성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 제공 위해 최선의 노력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규 본인확인기관 필요성이 커지면서 KB모바일인증서를 활용한 본인확인서비스 지정을 제안했다"며 "KB모바일인증서는 제1금융권 대표적 사설인증서이며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자에 선정되는 등 검증된 금융기관의 물리적·관리적·기술적 보호조치, 설비 및 운영 경험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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