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 열풍에 대박 난 '장박(장기 숙박)' 시장

노승욱 2021. 6. 11. 15: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교의 한 IT 스타트업 개발자인 A씨는 올 여름 휴가로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떠날 예정이다. 평소 재택근무 중인 데다 연차를 모아 2주 리프레시 휴가를 쓰기로 했다. 그런데 렌터카 비용을 알아보던 A씨는 깜짝 놀랐다. 웬만한 세단 차량을 4주 대여하는 데 렌털비가 150만원을 훌쩍 넘은 것. 반면 서울에서 자차를 배에 실어 보내는 ‘탁송’ 서비스는 60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A씨는 “제주도에 가며 자동차 탁송은 이번에 처음 해본다. 탁송을 하면 차에 짐도 어느 정도 실을 수 있어 훨씬 이익이더라”라며 흡족해했다.

최근 재택근무와 리프레시 휴가가 확산되며 한 달 이상 체류하는 이른 바 ‘장박(장기 숙박)’ 시장이 각광받는다. 호텔업계도 공실 해소를 위해 장박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분위기다.

롯데호텔은 지난 3월 장박 상품 ‘원스 인 어 라이프(Once in a Life)’를 선보였다. 지점에 따라 연말까지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 14박 상품은 250만원부터(추가 1박당 18만원) 시작된다. 30박 상품은 340만원부터(추가 1박당 13만원) 이용할 수 있다. 당초 롯데호텔 서울에서만 선보였던 이 상품은 첫 주에 20실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자 전국 16개 지점으로 확대 적용됐다.

반응이 좋자 서울 명동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과 여의도 켄싱턴 호텔도 각각 ‘방만빌리지 패키지’ ‘호텔 한 달 살기 패키지’ 등 장박 상품을 선보였다.

레지던스도 빼놓을 수 없다. 호텔과 레지던스 동을 함께 운영하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최근 ‘서울에서 한 달 살기’를 하려는 내국인 장기 투숙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호텔 관계자는 “레지던스동 안에는 주방, 세탁 등 장기 투숙을 위한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다. 또 호텔보다 객실이 넓고 호텔의 편의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장기 투숙객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장기 숙박 예약 플랫폼 ‘미스터멘션’도 성황이다. 지난해 거래량이 전년 대비 3배, 매출은 4배 이상 늘었다. 다른 곳은 플랫폼 사업만 하는 반면, 미스터멘션은 직접 운영까지 대행하는 위탁 직영 숙소가 많아 수익성이 더 좋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월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NICE투자파트너스로부터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관계자는 “한 달 살기 열풍이 식지 않는 데다, 요즘은 주택 인테리어나 이사 문제로 인한 장기 투숙 수요도 늘고 있다. 호텔에 대한 문턱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어 향후 장기 숙박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