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급등에도 금리 내리고 주가 상승..인플레 더 이상 악재 아닌가?
미 노동부는 6월 10일(현지 시간) 5월 CPI가 전월보다 0.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4.7%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전년 대비 5% 상승은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다.
CPI가 예상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이날 뉴욕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7%, 나스닥지수는 0.78% 올랐다. S&P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1.458%로 최근 3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PI 상승에도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는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미 증시에 선반영 됐고 중고차 가격 등 일시적인 요인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 5월 중고차 가격은 전달보다 7.3%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9.7% 올랐다. 전문가들도 일시적인 요인이 CPI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 냇웨스트마켓의 존 브릭스 미국 전략대표는 “물가 상승폭은 예상보다 강했지만 여전히 일시적인 범주에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연준 위원들도 최근의 물가 급등세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증시도 미국 CPI 발표 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6월 11일 오전 10시 19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0.62% 상승한 3244.75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미국 CPI 발표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고차 가격이 올랐음에도 발표된 CPI 수치를 보면 전월보다 고점에서 내려간 모습”이라며 “이제 시장에서도 정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말한 일시적인 현상이 맞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도 전고점을 돌파하고 하반기에는 3500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은 Fed가 이날 지표로 인해 양적완화 축소나 금리 인상 등을 앞당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Fed가 채권 매수 프로그램의 규모를 줄여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것이라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 경제지 바론즈(Barron's)는 “Fed가 채권 매수 프로그램의 규모를 줄여 대응한다면 채권 가격을 낮추고 수익률을 높여 주가 평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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