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암호화폐 투자 길 막힐까..바젤위, 1250% 가중치 부과

안효성 2021. 6. 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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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국제 은행감독기구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원회)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최고 위험 자산으로 분류하면서다. 은행들이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려면 위험도에 상응하는 자본금 등을 쌓아야 한다.

지난 5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의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젤위원회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최고 위험 자산 등급으로 분류하고, 암호화폐에 1250%의 위험 가중치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바젤위원회는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군의 위험도에 따라 별도의 위험가중치를 매기고 있다. 자산의 가치에 위험가중치를 곱한 후, 최소 자기자본비율(8%) 이상의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위험가중치가 1250%이면, 은행은 100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려면 100달러(=100X1250%X8%)을 자본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이렇게 되면 은행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면 더 많은 자금을 준비해야 해 투자할 요인이 줄어든다. 바젤위원회는 “암호화폐의 경우 금융을 불안정하게 하고 은행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면 이런 위험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본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젤위원회는 현재 전 세계 암호화페 시장 규모가 1조6000억 달러 규모로 다른 주요 금융자산에 비해서는 규모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바젤위원회는 “은행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노출은 제한적이지만, 이들의 지속적인 성장은 글로벌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바젤위원회는 주요 통화와 연계된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부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제안했다.

금융 시스템이 미비한 엘살바도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지정을 추진한다. 엘살바도르 푼타 로카에 있는 한 시장에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JP모건, "비트코인 약세장 진입 신호"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며 9일 3만1000달러(3458만원)으로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3만6000달러(4000만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비트코인이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JP모건의 약세 전망은 선물과 현물 간의 가격 역전현상인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때문이다. 백워데이션은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선물가격은 현물가격에 보유비용 등이 더해져 현물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된다.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다는 건 현물가격의 고평가를 의미한다.

JP모건은 “비트코인에 백워데이션 현상이 일어난 건 약세장(bear market)으로 전환하는 신호”라며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에 따르면 2018년 백워데이션이 발생했을 때, 비트코인은 전고점 대비 74% 폭락했다.

한편 코인마캣캡에 따르면 11일 오전 11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1.9% 떨어진 3만6234달러(4029만원)에, 이더리움은 5.4% 떨어진 2430달러(2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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