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원물가 29년 만에 최고..다시 Fed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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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긴축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5월 근원 CPI 상승률이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3.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5월 CPI 발표 이후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지에 대한 의구심은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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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박병희 기자] 10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긴축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급등이 Fed 통화정책의 전환을 더 자극하고 있다"며 "오는 15~16일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 매입 축소 논의를 시작할 근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5월 근원 CPI 상승률이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3.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것으로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5월 근원 CPI 상승률은 4월 3.0%보다 큰폭 상승했을 뿐 아니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3.4%를 웃돌았다. 3.8%는 Fed의 통화정책 목표치인 2%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까지 포함한 CPI 상승률도 5.0%를 기록해 4월 4.2%보다 크게 올랐고 예상치 4.7%를 초과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그동안 최근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며 Fed가 현재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좀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병목 현상들이 시간이 지나며 해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5월 CPI 발표 이후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지에 대한 의구심은 더해지고 있다. WSJ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콘 전 Fed 부의장은 현재의 물가 상승, 공급망 병목 현상, 고용 상황 등이 자신이 예상한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콘 전 부의장은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 균형이 예상한 것보다 빨리 안정을 찾지 못할 수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심상치 않은 임금상승률이다. 다른 물가 지표들과 달리 임금은 CPI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0.5%를 기록해 이코노미스트 예상치 0.2%를 크게 웃돌았다. 4월 상승률은 0% 예상치를 뒤집고 0.7%나 올랐다. 임금은 두 달 연속 큰폭으로 오른 셈이다. 미국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총재를 지낸 마크 카니는 "미국 노동시장과 간련한 물가 압력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9~2018년 뉴욕 Fed 총재를 지낸 윌리엄 더들리도 "기업의 인력 수요가 늘고 임금이 오르는 것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의 조건이 된다"고 지적했다.
5월 CPI가 크게 올랐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Fed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판단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44%까지 떨어졌다. 노동부가 5월 CPI를 발표한 직후 1.5%대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올해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커지면서 연초 0.9%대에서 1.7%대까지 급등한 바 있다.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10년 만기 물가연동채권 금리차를 계산해 산출하는 기대 물가상승률도 장중 2개월 만에 최저치인 2.326%까지 하락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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