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딜레마③] '별점' 지우고 취향 강조..현실적인 대안 될까

장수정 2021. 6. 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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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잘 쓰이면 긍정적이지만, 예기치 못한 논란을 야기하기도 하는 평점 시스템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평점 테러로 몸살을 앓던 영화계는 실관람객만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신뢰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관객들에게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 중이다. 롯데시네마를 비롯한 극장 사이트들은 대부분 관람 내역이 있는 실관람객만 후기를 작성할 수 있다.


CGV 또한 실관람객들만 평가를 할 수 있는 골든에그지수를 제공 중이다. 점수가 아닌 매력 포인트와 감정 포인트들을 세분화해 평가를 한 뒤 지수로 이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평론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없지만 영화를 실제로 관람한 관객들만 후기를 작성할 수 있게 해 객관성을 높인 것이다.


영화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마케터들이 포털 사이트 평점을 더 이상 마케팅 용도로 쓰지는 않게 됐다. 에그지수는 관람객 의견을 반영한 것이니 그 결과가 잘 나왔을 경우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에그지수는 몇 시간 단위로 업데이트가 된다는 특징이 있다. 평가가 바로 반영이 되는 건 아니라 신뢰는 본인의 선택이다. 절대적은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평점을 완전히 없애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식당, 카페 등의 장소 리뷰 시스템에서는 ‘별점’을 없애고 인공지능(AI) 기반 ‘태그 구름’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단순화된 숫자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닌, 키워드를 보여주며 ‘취향’ 중심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별점 시스템이 특히 지역 중소상공인(SME)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특정 장소의 방문객들이 리뷰를 남기면 자주 사용되는 키워드를 AI가 추출해 태그 구름으로 보여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별점이라는 일률적인 척도로 담기 힘들었던 업체의 다양한 장점과 개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리뷰는 개인의 취향을 기록·공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 넷플릭스는 지난 2017년부터 별점을 폐지했다. 별점 대신 콘텐츠를 이용한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누르면 숫자가 올라가는 방식을 사용 중이다. 창립 오랜 기간 동안 별점 점수를 활용했던 넷플릭스는 당시 별점 평가 방식에 혼란을 느끼는 회원이 많다는 사실이 1년에 걸친 테스트 결과 드러났다며, 넷플릭스가 별점 점수를 ‘좋아요/별로예요’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회원들의 평가 활동이 무려 200%나 증가했다고 밝혔었다.


다만 별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별점의 순기능마저 지워버리는 효과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은희 교수는 “없애는 건 쉬운 방법이다. 네이버라는 대기업이 편의주의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생각도 든다. 쇼핑을 할 때 마트 혹은 백화점을 방문하면, 신뢰도에서 문제가 생길 때 그곳에 직접 항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범위는 더 넓어졌는데, 별점마저 없으면 깜깜이 선택을 한다. 편의주의적인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악의적인 평점을 걸러주는 ‘중간 시스템’을 도입해 단점을 줄이고, 순기능을 살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달 어플을 통해 평점 시스템을 경험 중인 서울의 한 자영업자는 “문제가 될 후기를 중간에서 걸러주는 작용 없이 일단 다 게시할 수 있는 게 아쉬운 상황”이라며 “유예기간을 두고 올라가게 하든, 업체에서 선제적으로 이상한 별점이나 후기는 막아야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심각한 문제는 플랫폼 사업자가 개입을 해야 한다. 문제가 크게 되는 건 빠르게 삭제를 한다거나 민원 센터를 운영해 플랫폼 사업자가 중간에서 조정을 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일리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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