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尹은 배신자", 공수처 수사엔 "할일 한 것"..미묘한 타이밍

이가현 2021. 6.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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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에 10일 착수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공교로운 타이밍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자료를 모으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공수처 수사와 완전히 별도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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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에 10일 착수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공교로운 타이밍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이 총장직 사임 이후 사실상 첫 공개행보를 한 지 하루만에 수사하는 것을 두고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가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자료를 모으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공수처 수사와 완전히 별도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수처 수사는 독립적 수사로, 민주당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공수처 수사 개시 사실을 전해듣고 “공수처가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당에서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도 “우리 당이 공수처에 무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며 “조희연 경기도 교육감을 수사했듯이 윤 전 총장도 수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도부 인사도 “공수처는 공수처가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사전교감이 있을 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시민단체 고발에 의해 수사가 개시되는 것”이라며 “고발 사안에 대해 엄정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잘 대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가 독립적으로 잘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 고삐를 한층 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파격 발탁했던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나선 것에 ‘배신자’라고 공격했다. 검증자료를 모으고 있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배신자”라며 날을 세웠다. 송 대표는 “김영삼정부에 의해 감사원장과 총리로 발탁됐던 이회창씨가 김 전 대통령을 배신하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왔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발탁 은혜’를 입었던 윤 전 총장이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 검증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진행자가 “검증자료를 모은 것 중에 치명적인 내용도 있느냐”고 묻자 “그걸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다”며 답변을 보류했다. 송 대표는 검사, 검사 출신 인사 등을 만나 윤 전 총장에 대한 세평을 두루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공수처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를 수사 대상 2호로 삼은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석열 죽이기”라며 반발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드디어 정권의 공수처 집착증의 큰 그림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불필요한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정치권에서 별의별 험담이 나오지만, 지금은 거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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