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 경제는 변수와 불확실성이 넘치는 생물

류지민 2021. 6. 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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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안타레스/ 1만8000원
경제학은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한다. 합리적 개인이 모여 시장을 형성하고, 그 합리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주류 경제학(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안다.

잘못된 가정은 위기를 불러왔다.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대침체’의 원인에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깊숙이 연루돼 있다. 영국 경제사학자이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전기 3부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원로 경제석학인 저자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 앨프리드 마셜의 비유를 역으로 인용해 신고전주의 경제학이야말로 ‘길들지 않은 거대한 괴물’이 됐다고 개탄한다.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 예측 실패 이후 별다른 진보를 보이지 못한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처방을 모색하는 내용이다. ‘방법론적 결함’에서 ‘학문적 불완전성’까지 치밀하게 살핀다. 비판의 강도가 높고 범위도 넓다.

▶한 권으로 꿰뚫는 ‘경제학 300년’ 역사

저자는 주류 경제학이 ‘물리학(자연과학)이 되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꼬집는다. 현실 경제는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완벽한 모델로 구현하려는 과정에서 잘못된 가설을 세우고 잘못된 추론을 이끌어낸다는 주장이다. 그는 주류 경제학을 신랄하게 공격하지만, 그 의도는 경제학을 향한 깊은 믿음과 기대에 있다. 그가 보기에 경제학이야말로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을 열어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현실적인 학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경제학의 바다에서 항해를 하는 기분이 든다. 180명에 이르는 각 분야 최고 권위 경제학자들과 그 이론을 살피면서 진행되는 스키델스키 교수의 비판적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애덤 스미스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학 300년’ 역사의 흐름도 꿰뚫게 된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2호 (2021.06.09~2021.06.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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