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김조광수 감독 "'보랩' 키스신 삭제·이태원발 코로나..동성애 어두운면 여전"

조연경 2021. 6. 10. 11: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조광수 감독 / 사진=엣나인필름

김조광수 감독이 현실과 맞닿은 동성애, 그리고 퀴어 콘텐트들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표했다.

영화 '메인드 인 루프탑'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조광수 감독은 1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90년대생으로 통칭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요즘 젊은 세대들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일찍 끝낸다. 우리 같은 경우는 30대가 된 이후에도 정체성 고민에 삶이 짓눌렸다면, 젊은 친구들은 정체성이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을 허용하지 않더라. 그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고 운을 뗐다.

김조광수 감독은 "예전에는 성소수자라는 것에 대한 사회적 저변이 넓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성소수자인 것을 인정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고, '맞나 아닌가' 끊임없이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는 성소수자라는 것 자체가 뭔지를 빨리 깨우친다. 그래서 깨닫는 것도 빠르고 받아 들이는 것도 빨라졌다. 당사자들의 자신감은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도 일으켰다. 더 밝고 명랑한 퀴어 영화를 만든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드라마에서도 동성애, 혹은 동성애 캐릭터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 김조광수 감독 역시 이를 주목하며 "과거 퀴어 콘텐트들은 독립영화에서 만들어지거나, 주류 영화에서는 그저 희화화 되는 방식 혹은 반전 포인트로만 쓰였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뮤지컬 같은 경우는 퀴어 콘텐트가 주류가 된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분명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라는 딱지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김조광수 감독도 "밝은 면을 많이 보고 싶고, 보이고 싶지만, 어두운 면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일례로 이태원발 클럽 확진자가 나왔을 때, 그곳이 게이클럽이 아니고 이성클럽이었다면 '이성애자'라는 따옴표가 붙어 전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꼭 게이들만 클럽에 가고 주의를 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져 씁쓸했던 것이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그런 식으로 성소수자 딱지를 여전히 붙이면서 그들이 검사조차 선제적으로 받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 검사를 받으면 게이로 낙인 찍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두운 면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말기 차별금지법이 재정됐는데 그것이 폐기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 비해' 밝아진 것은 맞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고 전했다.

또한 '보헤미안 랩소디' 지상파 방영 관련 '키스신 삭제' 이슈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방영 전 감독에게 물어봤다면 과연 '삭제해도 괜찮아요'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성 키스는 보여줄 수 있지만, 동성은 보여줄 수 없다? 차별인데 차별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도 지금의 인식이다. 뭐 대단한 키스신도 아닌데~"라며 웃더니 "심지어 극장에서 이미 1000만 관객 가까이 본 영화 아닌가.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더라"고 덧붙였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차 하늘(이홍내)과 썸 1일차 봉식(정휘)이 별다를 것 없지만 별난 각자의 방식대로 쿨하고 힙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요즘 청춘들의 하이텐션 서머 로맨스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 '친구 사이?'(2009) '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 등 작품을 연출한 퀴어영화 1인자 김조광수 감독이 8년만에 직접 메가폰을 잡고, '자이언트 펭TV' 메인 작가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염문경 작가가 각본으로 참여했다. 23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엣나인필름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