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S] 승리까지 ⅓이닝 부족..KIA 차명진은 그래도 '희망'을 던졌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부족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9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KIA 차명진(26)은 4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72개(스트라이크 45개). 4-2로 앞선 5회 말 2사 1, 3루에서 교체됐고 승계 주자 득점이 이뤄지지 않았다. 승리투수 요건인 '5회'를 채우지 못해 시즌 첫 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하지만 팀이 7-5로 승리하는데'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KIA는 위기였다. 최근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가 겹쳤다. 빈자리를 채울 '임시 선발'이 필요했고 맷 윌리엄스 감독이 고심 끝에 선택한 카드가 차명진이었다. 경기 전 윌리엄스 감독은 "(차명진은) 충분히 길게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대는 크지 않았다. 201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차명진은 2019년 3승을 따낸 게 개인 최다. 지난해에는 1경기에 등판해 ⅓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이 무려 135.00이었다. 올 시즌에는 불펜으로 1경기(1이닝)를 나간 게 전부. 사실상 1군에서 보여준 게 없었다. 계산이 서지 않는 투수였다.
예상을 깨고 쾌투했다. 1회 말 2사 후 구자욱에게 안타, 오재일을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지만, 강민호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2회 말에는 사사구 2개로 1사 1, 2루에 몰린 뒤 김상수를 유격수 병살타로 아웃시켰다. 3회 말과 4회 말에는 피안타 1개로 무실점 처리해 순항을 이어갔다.
아쉬움이 남는 건 5회였다. 1사 후 김상수, 2사 후 피렐라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구자욱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 김상수가 득점해 처음 실점했다. 2사 1, 2루에선 오재일에게 추가 적시타까지 맞고 결국 박준표와 교체됐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아내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KIA 벤치는 불펜을 선택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박준표는 강민호를 3루 땅볼로 아웃시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날 차명진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1㎞였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대신 슬라이더(22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슬라이더 스트라이크 비율이 77.3%로 높았다. 커브(5개)와 포크볼(1개)을 섞었지만 '심플한'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로 삼성 타선을 버텨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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