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핵심 산업 근로자 우선 접종 검토..기업 25곳 수요 조사
정부가 반도체 등 핵심 수출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조업 중단 사태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9일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지방고용노동청을 통해 전국 25곳 주요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반도체 생산기업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대상이다.
김옥수 추진단 접종시행관리팀 과장은 “부속의원이 접종대상자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규모를 더 늘려야 되는 건지 등 기초조사를 하고 있다”며 “사업장과 협력업체까지 접종 희망자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지 조사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부속의원을 갖고 있는 기업에 백신과 최소잔여형(LDS)주사기를 직원 수 만큼 배포하고 자체 접종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속의원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상주해있어 예진과 접종, 이상반응 관찰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해당 기업에 주기적으로 출입하는 협력업체 종사자도 접종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연령대나 성별에 관계없이 접종 대상에 들기 때문에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가 유력하다. 이달 중순까지 기초 조사를 마친 뒤 3분기 백신 접종계획을 확정하는 6월 셋째주쯤 대상 기업과 접종자 범위, 백신 종류 등을 확정한다. 정부는 기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우선접종 대상자ㆍ기업과의 형평성,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서 주요 기업들에 대한 접종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접종 시기는 7월말~8월초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반가량 이어져 오는 동안 기업체들은 확진자 1명이 발생하면 직원들이 대거 자가격리됐고, 조업이 중단되는 손실을 감당해왔다. 정부가 핵심 기업에 접종을 서두르는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국가 경제 손실을 막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더라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또 기업 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경우 집단감염 우려도 낮아진다. 이번 조사 대상에 든 기업 대부분은 대기업으로, 이들에 대한 특혜라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이런 논란을 의식하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A기업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공문을 받았고 고심 중이다. 모더나로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고 있다”라면서도 “다른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특혜 논란이 나올 수 있어 쉽게 (접종)받기도 어려울 것 같다”라고 전했다.
황수연ㆍ권유진 기자 ppan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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