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S]유상철의 125번째 A매치
유상철. 몸은 떠났지만 한국 축구는 마음으로 유상철과 함께 했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한국 축구는 큰 슬픔에 빠졌다.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그를 향한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호도 동참했다. 벤투호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5차전 스리랑카와 경기를 펼쳤다. 유상철 감독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열리는 첫 번째 A매치였다. 이 경기에서 벤투호 그리고 경기장을 찾은 4008명, 모든 팬들이 유상철과 함께 했다.
경기 전부터 유상철이 등장했다. 그라운드 전광판에는 유상철 헌정 영상이 나왔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묵념을 했다. 벤투호 선수들은 검정 암밴드를 착용했고, 벤투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검정 리본을 달았다. 팬들은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었다. 또 거대한 유상철 감독의 사진을 공개했다.
전반 15분 한국의 선제 골이 터졌다. 남태희의 패스를 김신욱이 오른발로 마무리 지었다. 김신욱은 벤치로 달려가 백넘버 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었다. 유니폼에는 '유상철'이라는 이름이 적혔다. 대표팀 시절 6번을 달고 뛴 유상철을 추모하기 위한 세리머니였다. 김신욱과 함께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이 유상철과 함께 섰다. 유상철을 위한 골이었다.
이후 한국은 4골을 더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렸다. 전반 22분 이동경, 42분 김신욱, 후반 7분 황희찬, 31분 정상빈의 골까지 터졌다. 한국은 5-0 대승을 거두며 H조 1위를 수성했고,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만큼은 유상철과 함께 얻어낸 결실이었다. 유상철은 스리랑카전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다.
유상철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A매치였다. 그는 1994년 3월 미국과 친선전에서 A매치에 데뷔해 2005년 6월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우즈베키스탄과 경기까지 124경기를 뛰었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했고, 한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A매치를 소화한 전설이다.
유상철은 한국 축구, 한국 축구 팬들과 함께 가슴으로 125번째 A매치를 뛰고 떠난다. 굿바이 유상철.
고양=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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