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IS] "걸어다니는 파스"..'미드나이트' 온몸던진 진기주X위하준 음소거 스릴러 도전
OTT 티빙이 선보이는 두번째 영화다. 충무로 젊은 피가 뭉친 신개념 스릴러가 관객들을 만난다.
티빙(TVING)·극장 동시공개 영화 '미드나이트(권오승 감독)' 제작보고회가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승 감독과 배우 진기주·위하준·박훈·김혜윤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권오승 감독은 "2017년 처음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내가 원래 별다방에서 자주 시나리오를 쓰는데 청각 장애인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시더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내용은 잘 모르지만 훅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근데 별다방은 주문이 나오면 불러주지 않냐.그분들은 듣지 못하시니 바로 갖고 가지도 못하셨다. 직원 분이 상황을 알고는 놀라셨고 일련의 과정 속에서 생각이 조금 더 나아가 이 작품의 전체적 시놉시스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는 주인공인 경미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신호를 어떻게 알아보고, 받아들이는지 그 과정과 메시지를 더 중요하게 담았다. 주위의 시그널, 표식, 불빛 등을 통해 경미는 살인범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의식한다. 현실적인 부분들을 충실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에서 진기주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청각장애인 경미로 분해 생애 첫 수어 연기부터 과격한 액션까지 몸소 소화했다. 경미는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 뒤 잔인한 연쇄살인마 도식의 새로운 타겟이 되는 인물. 자신을 쫓는 살인마의 발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도망치다가도, 다른 피해자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살인마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등 이전의 스릴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캐릭터로 주목도를 높인다.
"경미는 되게 약한데 강하다. 누가봐도, 물리적인 힘도 약하고 상황도 위험한데 강한 아이다"고 캐릭터를 소개한 진기주는 "청각장애를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액션 촬영을 할 땐 항상 위험한 요소가 존재했다. 합이 짜여져 있는 액션이 아니다 보니까 살아있고, 생동감 있어 보이지만 규칙은 있는데 없는 액션이 대부분이었다. 몸을 쓰고 몰입하다 보면 다칠 수 있는 위험도 있어서 몸에는 멍이 항상 있었다. 상처도 기본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도 많이 뛰어서 무릎도 아팠다. 특히 경미는 맨발로 뛴다. 충격 흡수가 안되다 보니까 무릎에 가장 먼저 반응이 오더라. 우리가 촬영할 때 '연골나이트'라고 말할 정도로 아직도 다들 많이 아파한다"면서도 "근데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운동도 처음에 하면 너무 힘들고 아픈데 하고 나면 개운해 계속 하게되지 않나. 살짝 비슷했다. 퇴근해서 녹초가 됐는데 에너지는 또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전우애도 쌓였다. 모두가 누구 하나 몸을 덜 쓰는 사람 없고, 덜 힘든 사람 없이 전투적으로 임하다 보니까 끈끈했다"고 현장을 회상했다.
이와 함께 수어 연기에 첫 도전한데 대해서는 "청인·농인 선생님 두 분이 파트너가 돼서 대본에 있는 대사를 수어로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엔 걱정을 엄청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수어고, 손동작이다 보니까 나의 몸치가 드러날 수도 있지 않나. 근데 막상 배워보니 의외로 잘 맞았고 흥미로웠다"며 "수어가 상형문자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지를 구체화해서 표현하는 느낌이 있다. '아~ 이거예요?' 하는 재미가 있더라.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시나리오의 대사는 다행히 첫 수업에 다 마스터해서 이후에는 조금 더 잘해 보이게,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위하준은 오직 살인만이 목적인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을 연기했다. 도식은 다정한 미소를 띈 선한 얼굴을 가장한 채 다가가 타겟을 무장해제 시킨 후, 싸늘한 눈빛과 함께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며 악의 얼굴로 돌변하는 그야말로 극과 극을 오고 가는 캐릭터다. 제작진은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 평범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만들어지는 이질감을 통해 숨겨진 광기를 더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위하준은 이번 영화를 통해 1인 2역에 가까운 잔혹한 연쇄살인마로 변신, 놀라움을 자아낼 준비를 마쳤다.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분위기를 위해 10~12kg 정도 감량했다. 촬영하면서 더 빠지기는 했다"고 귀띔한 위하준은 "그리고 감독님과 오랜시간 캐릭터에 대해 깊게 분석하고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이야기 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평소에도 몰입을 하고 싶어서 도식의 상태와 눈빛을 많이 유지하고 다니려고 했다. 연쇄살인범에 대해 분석된 프로파일링 책과 자료도 찾아 보고 살인범이 나오는 영화들도 참고하면서 만들어갔다"고 읊조렸다.
"드라마를 통해 연하남의 정석이 됐는데,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꾀했다"는 질문에는 "우선 (연쇄살인범은)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꿔왓던 역할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이루게 됐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근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고 긴장도 됐고 정신적으로 지치고 예민하고 피폐해졌던 것 같기는 하다. 감독님, 배우들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어서 보람찼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와 함께 박훈은 동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탁으로 등장한다. 유도와 복싱으로 다져진 보안업체 팀장 종탁은 보는 것만으로도 남성미가 물씬 풍겨 나오는 건장한 체격에 불 같은 성격을 지닌 캐릭터다. 외출 후 사라져버린 동생을 찾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지만 도식의 덫에 빠져든다. 종탁의 하나뿐인 가족 소정은 김혜윤이 함께 했다. 밝고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 소정은 외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식에게 끌려가 정신을 잃은 후 골목을 지나가는 경미를 발견해 힘겹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을 알린다.
박훈은 "나름 동생바보 캐릭터를 염두했는데, 어느 날 감독님이 '그냥 바보 같아요~'라고 하시더라. 현장에서 나름의 재미를 줬던 것 같다"며 웃더니 "소정과의 관계를 봐도 알 수 있지만 현실에서 보면 굉장히 여동생들이 싫어하는 스타일의 오빠다. 다 늘어난 옛날 군대 옷을 입고, 매일 어디냐고 꼬치꼬치 캐묻고. 그런 오빠가 한번쯤 동생을 위해 사람 구실 제대로 하는 느낌을 만들어내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그 지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혜윤은 "나는 '폐 끼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더 더욱 스리슬쩍 잘 묻어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현장에서도 언니 오빠들이 워낙 잘 챙겨. 편하게 대해주셨기 때문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진기주·위하준 언니 오빠와는 직접적인 호흡이 많지는 않았지만 저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파스냄새로 존재감을 알 수 있었다. 더 무섭고 긴장감 있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조근조근 털어놨다. 이에 박훈은 "혜윤 양이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활동을 해서 그런지 시작을 잘 열어줘서 정말 대견했다. '저 친구는 참 얕지가 않구나'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콕 집어 극찬해 김혜운을 미소짓게 했다.
의미있는 메시지, 흥미로운 영화적 소재, 신선한 조합이 돋보이는 '미드나이트'는 30일 공개를 준비 중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티빙(T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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